지난 명절에 양가에서 바리바리 챙겨준 음식들이 냉장고속에서 도통 사라질 생각들을 안 한다. 엄마한테서 가져온 것들은 애초에 많이씩 챙기질 않아서 평일에 내가 점심 먹을때 조금씩 먹으면서 정리중인데 문제는 어머니가 주신 것들이다. 일단 손큰 어머니 스타일로 양이 엄청 많다. 잡채가 냉장고 선반 하나의 반을 차지하고 있고 전도 종류별로 한 가득이다. 몇 일동안 저녁밥상에 명절음식들을 조금씩 계속 내놨더니 이젠 다들 손을 대는둥 마는둥 한다. 나라도 먹으면 참 좋겠지만.. 어머니 음식은 내 입맛에 딱히 맞지가 않아서 문제다. 어머니 음식은 고기류가 메인인데다가 어지간한 명절음식에는 다 고기가 들어가있다. 잡채에도 고기 듬뿍, 고기전, 산적에도 고기가 붙어있고 깻잎전, 고추전 모두 속이 고기파티다. 우리집에 와..
얼마전 제사를 지내고 밤늦게 돌아온 서방손에는 큰 보자기가 하나 들려있었다. 매번 간소하게 간소하게 라고 하시지만 항상 반복되는 제사, 명절 다음의 모습.. 어머니가 챙겨보내신 음식들이다. 형님이랑 나는 아직 집안행사의 주체가 아니다. 아직은 어머니랑 작은 어머니가 음식준비를 하시고 형님이랑 나는 봉투(?)와 설거지 정도만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어머니도 이제 연세가 있다보니 항상 이런 행사뒤는 힘들다, 아프다는 뒷얘기들이 나온다. 그럴때마다 자식들이나 며느리들 입에서 나오는 얘기도 한결같다. 간소화하자. 줄이자.. 그리고 어머니 대답도 한결같다. 아직은 본인이 하실만하다고.. 조금만 더 이대로 하시겠다고.. 형님네가 제사랑 명절을 모시겠다한지도 한참인데 어머니만 반대하신다. 처음엔 애들이 어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