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리가 끝나고 채 열흘이 안 된 어느날 출혈이 있었다. 한 일주일 가량?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경쓰이는 일이었다. 뭐지? 폐경이 오려나? 어디가 안 좋은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병원을 가야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막상 발이 안 떨어졌다. 무서웠다. 망설이고 머뭇대는 와중에 출혈은 없어졌고 얼마후 제 날짜에 이번달 생리를 정상적으로 시작했다. 부정출혈은 여러가지 이유로 생긴다는데 대충 짐작하기에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은게 한 원인이 아니었나 싶었다. 지난 큰애 중간고사 성적이 발표난후 한동안 정말 미쳐버리고 싶을만큼 힘들었었다. 설겆이 하다가도 울고 집 치우다가도 울고. 그냥 너무 힘들고 실망스럽고 애가 밉고 또 그러다가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싶어서 자책하고 혼자 난리법석을 떨었다. 열..
오랜만에 고딩때 친구들을 만났다. 가까운 곳에 살고 애들도 고만고만하고 전업들이지만 은근히 다들 공사다망해서 마트에서 스치는 정도를 제외하면 제대로는 일 년에 한 두어 번 정도 만난다. 그래도 만나면 어제 본 것 같은 분위기는 쌓아온 연륜때문일꺼다. 고딩때 모습, 대딩때 모습들은 다들 어디 가고 새치염색, 애들 입시, 사춘기애들과의 갈등 그런 얘기들로 꽃을 피운다. 친구 만난다고 옷 고르고 가방 고르는 그런 설레임(?) 없이 입은 옷에 편하게 봐서 좋고 사는거 비슷하니 척 안해서 좋고 그렇다. 이제 나이가 나이다보니 우리한테 일어나는 이슈는 건강. 한 친구는 몇 년전 암 초기진단을 받고선 수술하고 지금은 정기검진을 다니는데 세상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서 그거 하나 좋단다. 한 친구는 애가 사춘기에 접어들..
학원에서 밤 10시가 넘어 귀가한 큰애가 저녁으로 부대찌개 한 그릇을 뚝딱하고선 씻는다고 욕실에 들어갔다. 근데 샤워시간이 너무 긴거다. 원래 샤워를 즐기는 스타일이라 좀 오래 걸리긴 하지만 오늘은 유독 길다. 몇 번의 재촉후 밖으로 나온 큰애는 약간 무심하게 툭 한 마디를 던졌다. 혈뇨가 나온다는거다. ?? 그건 큰일인데? 작년 11월경에 신장결석으로 병원을 다녔었다. 그때랑 비슷하단다. 헉.. 이걸 어쩌나. 내일 학교에 얘기하고 오전에 병원을 다녀와야 하나? 토요일 오전에 가도 되려나? 잠깐 머리를 굴리는 사이에 큰애가 또 화장실에 들어가서 안 나온다. 잔뇨감때문에 자꾸 화장실을 가고선 못 나오고 앉아있는거였다. 한참후에 큰애가 나온후 화징실을 보니 핏자국이 여기저기 떨어져있다. 헉. 이건 지금 가야..
살짝 두통이 오는 기미가 보여서 얼른 타이레놀을 먹었다. 몇 번의 경험상 괜찮겠지, 참아야지 하다가는 호되게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제대로 두통이 시작되면 뒤늦게 약을 먹어도 빨리 안 잡히기 때문에 약은 약대로 먹고 고생은 고생대로 한다. 어설픈 1알로도 소용없다. 무조건 2알 복용이다. 예전에는 두통이 거의 없었는데 언젠가부터 상습적으로 두통을 않곤 한다. 병원에서는 일자목때문에 그런거라고 했다. 서방은 이것저것 신경쓰는 것들이 많아서 그런거 아니냐고 한다. 육체적인 문제든 정신적인 문제든 두통은 사람을 이모저모로 많이 힘들게 한다. 아파서도 힘들고 그것때문에 아이들이나 주위에 짜증섞인 반응을 보이게 되서도 힘들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라고 했다. 나 자신을 위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도 건강해지..
서방이랑 애들을 데리고 공원에 갔다가 작은 카페에 들렀다. 개인이 하는 작은 곳인데 밖에서 보이는 분위기가 아담하고 예뻐서 전부터 한 번 들어가 보고싶었었다. 커피 두 잔이랑 아이들이 마실 쥬스랑 주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쿠키까지 주문했다. 사실 쿠키는 생긴 모양이 그리 맛갈스럽진 않아서 안 사고 싶었는데 주인이 수제로 좋은 재료 써서 직접 만들었다 하고 애들도 먹고싶다길래 주문해봤다. 그리고 그 맛은.. 애들도, 서방도 한 개씩 집어먹더니 손도 안 댄다. 내가 그럴줄 알고 안 시킬려고 했던건데.. T.T 지금은 육아에 고군분투중이라 일체 손을 놔버렸지만 한때 동생은 홈베이킹에 푹 빠져서 빵이랑 과자등을 수시로 만들어서 엄마네랑 우리집에 가져다 나르곤 했었다. 식빵부터 크로와상, 파이류, 쿠키류, 생초콜릿..
작년부터 한 번 아프기 시작하면 앓는 기간도 길고 후유증도 꽤 오래 간다. 이번 겨울 들면서 벌써 감기만 3번 넘게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앓고 지났고 링겔까지 맞는 희한한 경험도 했다. 건강은 과신하면 안 되는건데 여태껏 내가 너무 내 몸이랑 내 건강에 자신만만했었나보다. 서방도 마찬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지 몇일전에 갑자기 영양제 CF를 보다가 " 우리도 저거 한 번 먹어볼까? " " 뭘? " " 영양제... 피로회복에 좋다는데... " " ... 사줘? " " ... 우리도 한 번 먹어보자. 알아봐봐. " 생전 안 하던 소리를 하는거 보니 본인도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걸 느끼는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영양제를 고를려니 이것저것 참 종류가 많기도 하다. 일단은 종합비타민으로 먼저 시작하기로..
병원가서 약 타다 먹고 인제 낫겠지 라고 너무 방심했었던 걸까? 금요일밤에 가볍게 시작한 온 몸 저리는 현상을 시작으로 토요일 오전에는 두통이, 오후에는 눈도 제대로 뜨기힘든 통증으로 제 2의 몸살이 시작되었다. 주말내내 바쁜 서방을 대신해 토요일 오후는 급한대로 동생네가 달려와 애들을 챙겨 먹였고 일요일은 친정엄마가 와서 종일 애들을 챙겼다. 월요일은 서방이 쉬면서 애들을 학교랑 유치원에 보냈고 화요일은 또 친정엄마손을 빌려가면서 그렇게 토,일,월,화까지 장장 나흘을 앓고서야 간신히 제정신을 차릴수가 있었다. 아마 애들 낳느라 병원 입원했던 이래로 이렇게 오래 아파본건 처음이지 싶었다. 서방말대로 그동안 밀렸던거 한 번에 왕창 몰아서 병치례 한 거 아닌가 싶다. 정신 못 차리고 아픈 동안엔 몰랐는데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