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한테 또 화를 냈다. 오늘은 일주일중 주말을 제외하고선 가장 여유로운 날. 학원도 일찍 끝나고 숙제도 별로 없는 날이라서 저녁 먹고 숙제 일찍 끝내고 나면 자기전에 친구들이랑 온라인으로 게임도 한 시간정도 할 수 있는 날이다. 서방도 일찍 퇴근한다고 전화가 왔기에 저녁 준비하면서 마침 학원 다녀온 큰애한테 얼른 손발 씻고선 숙제 빨리 끝내자고 설득했다. 내심 얼른 숙제 끝내고선 저녁을 먹었으면 싶었던거다. 그럼 저녁 먹고 난 다음이 엄청 여유로울테니깐 말이다. 그런데 큰애가 알겠다고 대답은 찰떡같이 하면서도 작은애가 보고있는 EBS 만화에서 눈을 떼질 못하는거다. 그 만화는 유아들꺼라 자기가 보기엔 완전 유치하다 그랬으면서도 숙제하는것보단 그걸 보는게 더 좋았나보다. 어떻게든 최대한 숙제하기를 늦추려..
오늘은 아침부터 유난히도 바쁜 날이었다. 차 한 잔 마실 여유도 없이 시간대별로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어느덧 저녁시간. 하루종일 너무 바쁘고 너무 생각이 많아서였을까? 머리도 계속 지끈거리고 예민해져서는 애들한테도 자꾸 짜증을 내고 있는 내가 너무 싫었다. 아마도 이런 날은 일찍 쉬는게 유일한 해결책일꺼다. 간단하게 저녁 먹고 서방이랑 애들도 일찍 재운 뒤에 나도 얼른 정리해놓고 씻었다. 그리곤 따뜻한 차 한 잔 우려서 불 꺼진 거실소파에 앉았다. 지금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있고싶으니깐 말이다.. 얼마전에 tvN에서 방송하는 [숲속의 작은 집]을 봤었는데 문득 그 생각이 났다. 혼자 있는 그 고요함이 사무칠 정도로 그립고 부러웠다. 흐르는 물소리, 집안에서 듣는 바깥의 빗소리, 장작불 타는 소리, 주변의 ..
서방 가게가 월요일에 쉬니 월요일 오전은 항상 여유가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다들 학교랑 유치원으로 떠나고 나면 둘이서 공원을 산책하다가 근처 가게에서 그때그때 기분따라 아침을 골라 먹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2월까지만 해도 작은애 유치원 셔틀버스가 9시다 보니 던킨이나 이삭토스트를 주로 가곤 했었는데 새학기부터는 시간이 빨라져서 오픈시간이 늦는 그곳들은 잘 못 간다. 그래서 요즘은 일찍 오픈하는 곳들-롯데리아, CU, 파리바게트, 콩나물국밥집-로 골라다니는 중이다. 롯데리아에서는 커피랑 해쉬브라운을 주로 주문하는데 갓 튀긴 해쉬브라운은 괜찮은데 커피가 너무 연하다보니 꼭 진한 보리차 한 잔 마시는 것 같아 자주 가진 않는다. 아파트 정문에 있는 CU는 커피맛도 좋고 시간이 잘 맞은 경우에는 막 구운 빵..
몇 일전에 구입한 디저트차를 오늘 개봉했다. 평일 오전에 나 혼자 있을때 여유롭게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온종일 애들이랑 씨름하다보니 급피곤해지면서 갑자기 따뜻한 차 한 잔이 너무 고픈거다. 거실은 레고조각이랑 인형, 퍼즐조각들로 엉망이고 애들은 싸우다가 놀다가 난리지만 지금은 나도 나만을 위한 잠깐의 시간과 차 한 잔 마실 공간이 필요했다. 내 심신을 달래줄 오늘의 따뜻한 차는 요번에 새로 구입한 것들 중에서 특별히 기대가 컸던 메쓰머의 스트로베리 치즈케이크 차다. 히비스커스, 애플, 딸기, 오렌지 같은 과일이랑 허브들이 들어간 건데 과연 어떤 맛일지.. ^^ 스트로베리 치즈케이크의 맛과 향을 기대하면서 드디어 개봉.. 상자를 열자마자 희미하게 내가 좋아하는 그 맛있는 향기가 난다. 시작이 나쁘지 ..
지난 토요일에 시어머니께서 오셨다. 예전같으면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니깐 다음주에 오시라 했겠지만 결혼생활 10년차가 넘어가면서부턴 시어머니 방문쯤은 가볍게 일상처럼 지낼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게다가 요번에는 지난 서방의 생일과 앞으로 다가올 내 생일을 겸해 저녁까지 어머니가 쏘신다 하니 더 좋다. 밖에서 배부르고 맛나게 저녁식사까지 하고 귀가하니 편안하게 어머니랑 차 한 잔 마실 여유도 된다. 여독으로 일찍 곯아떨어진 서방과 애들 두고 어머니랑 차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다가 어머니의 친정어머니-서방의 외할머니-얘기가 나왔다. 시외할머니는 올해 98세신데 노환으로 자리에 누워서 지내신지 몇 년 되셨다. 마지막으로 뵈었을때만 해도 아직 정정해보이셨고 바깥 나들이도 다니시고 하셨는데 어머니가 보여주신..
하루종일 추운 날씨였다. 날씨도 흐리고 바람도 불고. 오늘같은 날 밤은 따뜻한 차 한 잔이 참 잘 어울릴꺼다. 그래서 진한 향이 나는 커피 한 잔을 준비했다. 기왕이면 예쁜 찻잔으로 말이다. 내가 선택한 잔은 로얄 알버트 100주년 커피잔들 중에서 1970년대 디자인인 poppy.. 하나같이 애지중지 하는 것들이지만 오늘은 하루종일 우중충했으니 마무리는 화사하게 하고 싶었다. 그리곤 수프리모 원두로 진하게 커피 한 잔을 내렸다. 항긋한 커피향이 너무 좋다. 애들이랑 서방이 잠들고 난 늦은 밤에 잠시나마 혼자 있는 이 여유가 너무 행복한 시간이다.
동생이랑 점심약속을 했다. 얼굴 보자마자 뭐 먹고싶냐 물으면서도 계속 스파게티 타령을 한다. 묻지나 말던가 아니면 스파게티 얘기를 하질 말던가. 특별히 생각한게 있었던 것도 아니니 너그럽게 오늘 점심은 스파게티로 결정했다. 고민끝에 선택한 건 해산물토마토스파게티랑 매콤한 크림스파게티다. 나름 알려진 곳인데 맛이 괜찮다. 스파게티 사진을 찍는 나를 보고 맛집 포스팅 하냐고 묻는다. 그정도로 부지런한 사람은 아니라서..^^; 맛있게 먹고 후식으로 나온 딸기샤베트까지 야무지게 챙겨먹고선 소화시키러 근처 공원산책을 했다. 그리곤 예쁜 찻집에서 자몽쥬스랑 아이스티까지 한 잔 하고 나니 조금후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일이 꿈같다. 항상 이렇게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가끔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