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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시어머니께서 오셨다.
예전같으면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니깐 다음주에 오시라 했겠지만 결혼생활 10년차가 넘어가면서부턴 시어머니 방문쯤은 가볍게 일상처럼 지낼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게다가 요번에는 지난 서방의 생일과 앞으로 다가올 내 생일을 겸해 저녁까지 어머니가 쏘신다 하니 더 좋다.
밖에서 배부르고 맛나게 저녁식사까지 하고 귀가하니 편안하게 어머니랑 차 한 잔 마실 여유도 된다.
여독으로 일찍 곯아떨어진 서방과 애들 두고 어머니랑 차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다가 어머니의 친정어머니-서방의 외할머니-얘기가 나왔다. 시외할머니는 올해 98세신데 노환으로 자리에 누워서 지내신지 몇 년 되셨다. 마지막으로 뵈었을때만 해도 아직 정정해보이셨고 바깥 나들이도 다니시고 하셨는데 어머니가 보여주신 사진속의 모습은 너무 마르시고 환자로만 보이셨다. 식사도 캔으로 된 환자식만 드실수 있고 화장실 가실때만 제외하곤 온종일 침대에 누워서 계신단다. 외삼촌이 모시고 계시다보니 핸드폰에 삼촌번호만 떠도 화들짝 놀라신다고 한다. 바로 얼마전에 급속히 상태가 안 좋아지셨었다 회복되셨기에 더 그러신것 같다.
어머니도 연세가 벌써 72세신데 그래도 아직 친정엄마는 옆에 있어줬으면 하신단다. 할머님 손을 붙잡고 그러셨단다.
" 어머니, 내가 아직은 어머니를 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어요.. "
외숙모한테 너무 미안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마음이시라며 자리보존하고 누워계셔도 마음의 위안이고 의지라고 하셨다. 친정엄마라는 자리가 그렇다며 나보고 엄마한테 잘 하라고 항상 당부하신다.
우리 엄마는 30대 초반에 친정엄마를 여의셨는데 그래선지 어머니한테서 제일 부러운게 여자형제들이랑 친정엄마라고 종종 얘기하신다. 지금 나나 동생은 그때의 엄마 나이를 훌쩍 넘었지만 그래도 엄마가 없는 세상살이가 상상이 안 되는데 그때 엄마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렸을때라 할머니 돌아가신 때 기억이 희미하긴 하지만 할머니를 묻고 돌아온 엄마가 안방에서 혼자 앉아 울고있던 뒷모습만큼은 아직도 생생하다. 세월 가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엄마랑 좋은 추억들, 좋은 얘기들로만 채워가도록 해야지..
반성하자,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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