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는 지금 중간고사가 코앞이다. 그러다보니 원래도 학원이 끝나는 시간은 10시, 11시인데 이젠 그냥 11시가 넘는게 기본. 거기다 주말까지 학원에서 시험대비 보강들을 하니 한 주 내내 가족들이 같이 저녁 한 끼 먹을 시간이 없다. 그렇지만! 다른 날은 몰라도 생일날은 그렇게 넘어갈 수 없었다. 이번 큰애 생일날은 평일 하필 그것도 제일 늦게 끝나는 수학학원이 있는 날이다. 작은애랑 서방이랑 같이 초저녁에 미리 간단하게 군것질을 했다. 그리곤 큰애 귀가시간을 맞춰서 새로 밥 하고 미역국 끓이고 조기 굽고 잡채 무치고 미리 재둔 갈비까지 구워서 한상 가득 차려냈다. 밤 11시 20분에서야 간만에 온 식구가 다 모여서 따끈따끈한 저녁밥을 먹은 거다. 밥 먹고선 12시전에 얼른 케이크에 초 꽂고 생일축하 노..
아빠생일이다. 지난주에 동생이랑 통화하는데 동생말로는 아빠가 엄마랑 둘이서만 간단히 식사할꺼니 신경쓰지 말라했다며 툴툴거렸다. 그게 진심인건지 아니면 의례껏 하는 사양인건지 그 진의를 잘 모르겠으니 나오는 불만인거다. 둘이서만 간단하게 식사하겠다 해놓고선 나중에 서운타 하는 소리 할까봐 나나 동생이나 지례짐작하는 걸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어쨌든 동생한테 엄마가 얘기한건 코로나때문에 애들 다 데리고 어디 가는것도 좀 그러니 이번에는 둘만 하는게 좋겠단거고 동생의 주장은 음식을 포장해서-회 좀 사고 문어랑 소라 사서 좀 삶고 다른 음식 몇 개 포장하고 밥이랑 미역국만 차려서- 집에서 하는게 좋지 않겠냐는 거였다. 그랬더니 엄마가 그럼 그러든가.. 라고 했다는게 동생이 전달한 내용. 정확하게 본인들 의사를..
아침예약이 있어 일찍 출근한 서방한테서 전화가 왔다. " 생일 축하해. 생일 아침상 못 차려줘서 미안해. 저녁에 맛있는 것 먹자. 뭐 먹고 싶어? " " 나 생일이야? 오늘이 생일이었나? " " … " " 웬일이야. 나 몰랐어.. ^^ " " … 왜 그래 … 그러지 말자. 왜 그러니..T.T " 근데 정말로 아예 생각 자체를 못 했었다. 서방은 미안해했지만 화가 나거나 삐치지도 않았다. 사실 요새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었다. 달력을 보면서도 애들 준비물, 소풍, 행사 같은 것만 신경썼지 그 외에는 달력에 동그라미 표시가 있어도 그냥 눈으로만 보고 넘겼다. 머리에 기억이 안 남는거다. 지난번 결혼기념일에는 저녁 먹고 뒷정리까지 마무리한 뒤에 큰애 소풍날을 점검하다가 달력에 결혼기념일 표시한 걸 봤다.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