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화장실 천장누수 공사를 시작했다. 오늘은 큰애가 온라인개학을 하는 날이고 작은애 역시 평소같은 원격수업을 하는 날. 안방에 있는 컴퓨터를 부랴부랴 거실로 옮기고 플로어매트를 펴서 나름 바리케이드도 쳤다. 문제는 천장을 깨부수는 드릴소리, 계속 오고가는 공사하시는 인부아저씨들, 활짝 열려있는 현관문. 하필이면 오늘은 생리통도 최고치를 달리는 중이고 그래서 신경도 날카롭고 두통도 있다. 오늘따라 애들은 왜 이렇게 질문도 많은지. 애들은 수업에 집중을 못 하고 나도 어디 한 군데 편하게 누울수 있는 공간이 없다. 서방은 그냥 오늘 하루 버린셈 치라는데.. 그러기엔 몸도 마음도 지친다. 저거 다 끝나면 또 언제 쓸고 닦을지. 울고싶다.
매일매일 집을 쓸고 닦고 정리하는데도 애들이 한 번 휩쓸고 지나가면 도로아미타불이다. 분명히 어제 저녁에 샤워하러 들어가기전에 거실이랑 주방정리를 다 끝냈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아침에 거실에 나오니 전날밤에 서방이랑 애들이 야식으로 시켜먹었던 치킨-난 몸이 안 좋아서 샤워하고선 바로 잤다-의 흔적이 테이블부터 거실바닥까지 남아있는게 아닌가. 짜증짜증이다. 맨발에 밟히는 후라이드치킨 가루부터 끈적끈적한 음료수 흘린것, 널부러져있는 치킨박스랑 비닐봉지까지. 아침부터 서방이랑 애들을 잡았다. 서방은 애들이 계속 먹고있어서 애들 다 먹는거 기다리는 동안 잠깐 내옆에 누웠는데 잠이 들어서 못 치운거라며 변명하고 작은애는 오빠가 치울줄 알았다고 미루고 큰애는 아빠가 치운다고 해서 아빠가 치울줄 알고 양치만 하고 잤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