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랑 작은애는 6살 차이다. 큰애때는 어리진 않아도 나름 젊은 축에 속하는 학부모였는데 작은애때는 빼도박도 못하게 나이가 많은 학부모 포지션이다. 나이는 숫자일뿐이라고 우기고 싶지만 문제는 몸이다.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게 매일 매주 매달 매년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항상 작은애한테 미안하다. 원래부터 그렇게 파이팅 넘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했지만 나이가 드니 그런 성향이 더 강해지는것 같다. 큰애야 이제 부모랑 노는것보다 친구들과의 친목이 더 즐거운 나이지만 작은애는 아직 때마다 부모와의 행사가 중요한 나이다. 근데 같이 추억을 쌓아줘야할 부모라는 사람들이 집콕 좋아하고 더운건 더워서 추운건 추워서 사람 많은건 복잡해서 싫어하니 문제인거다. 크리스마스가 코앞이고 큰애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친구들이랑 스케줄..
엄마가 텃밭에서 수확한 땅콩을 삶아오셨다. 어릴적 부산에서 살때는 종종 삶은 땅콩을 맛있게 먹었었는데 이사를 오고부터는 볶은 땅콩밖엔 보질 못했다. 서울토박이인 서방은 삶은 땅콩을 오늘 처음 봤단다. 갓 수확한 걸 바로 삶아 따뜻하게 먹으니깐 진짜 맛있었다. 작년에 퇴직한 아빠가 집에서 하도 심심해 하셔서 고향친구분이 권하신 텃밭농사를 시작한게 올해 초다. 한동안 농사준비 하시느라 바쁘시더니 여름엔 제법 푸짐하고 맛도 좋은 옥수수랑 상추, 고추를 따다가 나눠주셨었다. 이번 수확물은 땅콩인데 땅콩 캐다가 모기떼한테 얼마나 물렸는지 아주 혼이 나셨단다. 그러면서도 땅콩 수확한 빈 땅에 또 양파랑 마늘까지 심으셨다. 한 번 갔다오면 온 몸이 쑤신다면서도 자꾸 판을 키우신다. 초보농사꾼인데 희한하게 맛은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