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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소풍때문에 하원셔틀버스 운행을 안 한단다. 그러니깐 직접 데리러 오라고 안내문이 왔다.
오후 5시 도착예정이라 해서 4시 40분쯤 유치원 앞으로 갔더니 엄마들 차에 학원들 하원버스까지 섞여서 엄청 혼잡했다. 거기다 5시에 딱 맞춰 대형 고속버스 3대까지 들어오니 그 일대가 아주 아수라장이다. 애들을 찾는 부모랑 정리하려는 선생님, 부모 찾는 애들까지 한가득이다. 다들 똑같은 옷을 입은데다 사이즈들도 올망졸망 비슷해서 작은애를 빨리 못 찾겠다 싶었는데 내 자식이라 그런가? 그 많은 애들 틈새서도 금방 눈에 띄였다.
날 보면 완전 신나서 달려들줄 알고 몸과 마음에 온 힘을 주고 다가갔다. 그런데! 날 보더니 슬며시 안기는 폼이며 얼굴표정이 심상치가 않다. 싸웠나? 다쳤나? 잠깐 사이에 별별 생각이 다 드는데 품에 안긴 애가 훌쩍훌쩍 울기 시작한다. 남들 다 신나서 웃음꽃이 활짝인데 이게 무슨 일이래.. .T.T 당황해서 애를 꼭 안아주고 있는데 선생님이 오셔서 설명해줬다. 신나서 유치원까지는 왔는데 차에서 내리려고 안전벨트 풀다가 손에 든 딸기상자를 바닥에 조금 쏟았단다. 당황하고 서럽고 화나고 그랬나보다. 그러다 엄마를 보니 그 설움이 터진거고. 식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었을텐데 위쪽 부분이 망가져버렸으니 많이 속상했을꺼다. 선생님이 본인거랑 바꿔주신다고 했지만 그것도 싫다 그랬단다. 이게 자기꺼라면서 말이다.. ^^
딸기가 끝물일텐데 향도 달콤하고 맛도 엄청 달았다. 아빠, 엄마, 오빠까지 맛있다고 좋아하니 기분이 풀렸는지 이제서야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면서 논다.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