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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에 꿈을 꿨다. 큰애가 등교하는 첫 날. 아빠랑 같이 학교로 오라고 하고선 뭣때문인지 내가 먼저 집을 나섰다. 어랏? 우리집이 이사를 해서 큰애학교로 가는 길이 평소 내가 아는 길이 아니다. 거리가 더 멀어졌다. 부랴부랴 서방한테 전화를 했다. 거리가 머니 좀 일찍 나오라고. 그리고선 큰애 학교에 도착하니 큰애반 교실문이 열려있고 선생님한테 뭐라뭐라 얘기듣던 큰애가 눈물범벅이 되서 나를 보더니 와서 안기는 거다. 슬리퍼를 샀는데 큰애가 오렌지색을 샀다고 선생님이 안 된다고 했단다. 급하게 큰애 손을 잡고 슬리퍼를 사러 가는데 학교 근처 가게들이 하나같이 문을 닫았거나 슬리퍼가 없다. 간신히 슬리퍼 파는 곳을 찾았는데 색깔이 회색이랑 파랑색뿐이다. 더 헤매다가 결국은 파란색 슬리퍼를 샀다. 그러면서 내가 준비를 안 하고 큰애한테 맡긴걸 자책했던것 같다.
알람때문에 꿈은 거기서 끝났지만 그 꿈의 여운은 아직도 남아있다. 뭐든지 내 손을 거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일까? 큰애를 믿음직스럽지 못 하다 여기는 무의식일까? 아님 그저 오랜만에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걱정, 기우일까? 그게 뭐든.. 그저 개꿈이길 바란다. 그저 학부모로서, 엄마의 기우이기를.
이젠 엄마손으로 뭐든 챙겨줘야 하는 시기는 지났다. 부디 큰애가 독립적으로 잘 해나가기를 격려하고 믿어줘야겠지. 나도 큰애도 새롭게 잘 해나가야 할텐데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