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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이야기

나이가 든다는 건..

레스페베르 2017. 12. 9. 19:04

겨울이 다가오고 날씨가 건조해지는 걸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내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머리카락끝이 갈라지고 뭉치고 푸석푸석하다. 피부가 건조해져서 샤워후에 바디로션이나 오일을 바르지 않으면 안 되고 고무장갑 없이 설겆이 한 번 하고 나면 손이 거칠거칠하다. 세수하고 나면 얼굴이 정말 막 당기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몰랐던 것들, 느끼지 못 했던 것들인데 이젠 안다. 어젯밤에 이불속에 들어가다가 발이 자꾸 이불에 긁히는 것 같아 불을 켜고 보니 발뒤꿈치가 엄청 거칠어져 있는거다.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얼굴에 유분기가 많아서 세수할때면 항상 빡빡 씻어냈고 그러고 나와서도 소위 말하는 얼굴이 당기는 느낌이 없었던 나다.

어린 시절에 엄마는 목욕후에 항상 샤워코롱이라는 것을 온 몸에 뿌렸었다. 발뒤꿈치에 크림을 듬뿍 발라 양말을 신고 주무시기도 했다. 세수하고 나면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까지 다 챙겨 바르고 꼭 고무장갑을 끼고 설겆이를 했다. 안 그러면 얼굴도 아프고 손도 아프다고 했었다.

그땐 무슨 소린지 잘 몰랐었는데 지금은 안다. 그때의 엄마나이가 되니 온 몸이 그때의 엄마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요즘은 욕실 한 구석에 바디로션이 항상 자리잡고 있다. 세수할때 막 문지르지 않는다. 그리고 세수후엔 바로 스킨부터 크림까지 꼭 발라준다. 설겆이할땐 고무장갑을 끼고 하고 손을 씻고 난 후엔 수시로 핸드크림도 바른다. 발에도 정성스럽게 전용크림을 발라서 양말도 신고 있는다.

엄마랑 통화하면서 그 얘길 하니깐 ' 죽어봐야 저승을 안단다 ' 라시며 막 웃으신다..

피부가 보송보송 맨질맨질한 애들을 보니 참 부럽다. 엄마도 그 옛날에 나나 동생을 보면서 그랬을꺼다. 마음은 고교생에서 그리 멀리 안 온 것 같은데 현실은 벌써 나이들어 가는 아줌마다..

서방은 사는게 다 그런거라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걸 이렇게 느낄때는 좀..
서글프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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