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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이야기

장흥 한옥수영장 ..

레스페베르 2024. 8. 8. 15:30

수영장 수영장 노래를 부르는 작은 애 때문에, 거기다 여름방학인데도 집콕인 조카 때문에 당일치기 수영장에 다녀왔다.

예전에 서방친구부부네랑 북한산 근처 한옥수영장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꽤 괜찮았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 곳으로 폭풍검색을 했다. 취사가 가능한 당일치기 수영장을 검색하니 좌르륵. 엄청 많은 수영장들이 떴고 그중 장흥에 있는 한옥수영장을 골라 예약했다. TV에도 나온 곳이란다. 기본은 된다는 얘기겠지? 한옥방갈로가 있다고 하니 수영을 하면서 쉬기도 좋겠고 취사가 된다니 서방은 완전 흥분. 나는 취사 싫은데..

어쨌거나 예약을 하고 동생한테 전화하니 동생은 고마워하고 조카는 정말 흥분했다. 전날 밤 미리 우리 집에 데려와서 하룻밤 같이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나섰다. 어라? 평일 아침인데 차가 엄청 막힌다. 비 온다더니 일기예보는 역시나 꽝. 구름 한 점 없이 해만 쨍쨍이다. 왠지 고생깨나 할 것 같은 예감이다. 장흥유원지 부근에 도착하니 차가 어마무시하다. 휴가 온 사람들이 많다.

입구에 짐들을 내려놓고는 차는 아래쪽 주차장에 주차해야 했다. 카트가 있다고 했지만 우리는 따로 챙겨가서 그걸 쓸 일은 없었다. 매표소에서 입장팔찌를 받아서 우리가 예약한 방갈로로 올라갔다.


1층은 평상형이고 방갈로는 2층이라 짐 옮기기가 좀 불편했다. 몇 번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고서야 입실. 선풍기 한 대 있는 단출한 방이고 한 면은 수영장 쪽으로 터있고 반대쪽은 뻥 트인 출입구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 뭐 하나 다 보겠다. 관심은 없겠지만. 임시로 가져간 큰 타월로 어른 눈높이만 칸막이를 쳤다. 돈을 더 주고라도 에어컨이 있는 방갈로를 예약하고 싶었지만 거긴 무조건 7인 이상만 가능하 다해서 실패. 예약할 때 방갈로 사용료+입장권을 결재해야 하는데 우리는 5인이라 안 된다는 거였다. 쩝.


어쨌거나 애들 수영복 갈아입히고-2층이라 잘 가리면 탈의실 안 가도 옷을 갈아입을 수 있어서 그건 좋았다- 큰애한테 애들 맡겨서 어린이수영장으로 내려보냈다. 우리 방갈로 창쪽에서 바로 애들 노는 게 보여서 사진은 편하게 찍어줬다. 끈적끈적 덥다. 45분 수영 후 15분 휴식시간. 1차로 놀고 온 애들이 배가 고프다기에 컵라면과 고기를 구웠다. 깜박하고 불판을 안 가져가서 당황했는데 큰애가 매점에서 불판, 냄비, 버너를 대여하는 걸 봤단다. 다행이다. 안 써도 될 7,000원으로 어쨌거나 위기는 타파. 쇠고기도 굽고 삼겹살도 굽고 컵라면도 하나씩. 애들은 신나게 먹고 다시 우르르 수영장으로 갔지만.. 뒤에 남은 우리는 덥고 지쳐서 고기고 뭐고 입맛이 뚝 떨어졌다.


아래 1층에 있는 평상들은 앞뒤가 다 개방되어 있으니 그나마 열기가 여기저기로 다 흩어지는데 우리 룸은 양쪽은 벽이고 앞쪽은 처마가 반쯤 덮여있는 데다 반대쪽은 반쪽은 벽, 반쪽만 문이니 열기가 나가지를 않는다. 물론 평상이라고 시원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 덥고 습한데 집집마다 삼겹살 굽고 찌개 끓이고 부침개 굽고 어느 집은 백숙도 끓인다. 어쨌거나 애들이 문 닫는 5시까지는 풀로 놀겠다니 버티는 것밖엔 방법이 없다.

한두 타임 물에서 애들이랑 같이 놀아주고는 나 먼저 들어와서 짐정리를 했다. 복도건 계단이건 사방이 질척 질척한데 사람들은 참 잘 놀고 잘 먹고 잘 잔다. 열정적인 사람들이 부럽다. 저질체력인 나는 완전 다운. 생각했던 것보다 시설이 엄청 깨끗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막 지저분하진 않아서 다행이었다. 화장실이나 샤워실도 비교적 깔끔하고. 쓰레기는 재활용을 제외한 모든 걸 다 가져가야 하는데 장흥지역 쓰레기봉투를 산 사람은 거기다 버리고 가도 되는 것 같았다. 미리 얘기 좀 해주지.


돌아오는 길 네비를 찍으니 2시간이란다. 네비가 잘못된 줄 알았다. 평일 퇴근시간 딱 걸린 거다. 애들은 떡실신이다. 다음엔 어지간하면 사 먹자고 했다. 서방도 동의하는 거 보니 어지간히 지쳤나 보다. 소나기라도 한 줄기 왔으면 좋았으련만. 어쨌거나 큰애도 작은애도 조카도 만족했으니 된 거다. 이번 여름휴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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