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애를 데리러 갔다가 주차장에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착한 내 친구는 볼 때마다 나랑 내 가족들이랑 동생까지 잘 지내냐며 안부를 챙기고 걱정을 한다. 정작 자기도 힘들어서 맨날 종종 대면서 말이다. 친구의 아버지는 지금 항암 중이시다. 다 치료된 줄 알았던 암이 재발하면서 전신으로 전이가 돼서 이젠 수술도 안 되고 그냥 항암제만 맞고 계신다. 병원에선 연세가 있으시니 그냥 당뇨나 고혈압처럼 관리만 해 가면서 평생 같이 간다고 생각하라고 했다나. 다행히 항암제가 잘 들어서 더 퍼지거나 하는 건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계신다고 했다. 갑자기 나타나는 부작용들 때문에 좀 긴장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라고 했다. 친구의 애들도 친구를 종종 대게 한다. 학폭, 은따같은 상황들을 겪고 그 후유증을 제대로 빠..

수요일 오후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는 원래 안 받았는데 애들이 학교, 학원들을 다니니 혹시나 하는 생각때문에 적어도 010은 받으려고 한다. 물론 10에 7~8 이상은 쓰잘데기 없는 전화지만 말이다. 여보세요~ 라는 내 말에 돌아오는 첫 말이 내 세례명 확인이다. 그럼 이건 성당인데.. 성당에서 무슨 일일까 싶다. 이럴때 냉담자는 무지 당황스럽다. 우리 아파트 반장님이셨다. 사순시기에 들어가면서 본당신부님께서 말씀묵상집을 만드셨는데 기도에 도움될까 해서 원하면 우편함에 꽂아두고 가시겠다는 거였다. 사순시기가 뭔지도 까먹고 있었는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다. 믿음이 신실한 분들은 나같은 나이롱신자랑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수요일부터 시작이기에 매일 하나씩 읽기시작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