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이 진료받는 동안 대기실에서 넷플로 영화를 봤다. 3일의 휴가. 극장개봉때 동생이랑 보기로 했었는데 둘이 교대로 이런일 저런일이 생기는 바람에 결국 놓쳤더랬다. 치료가 어찌나 길었던지 영화 한 편을 다 보고도 시간이 남았다. 내용이야 뻔했다. 엄마랑 딸 둘이 주인공이면 어디서건 한 번씩은 다 봤거나 들어봄직한 그런 내용들. 그래서 더 잘 봤다. 익숙해서 편하게 볼수 있어 좋았다. 내 엄마랑 비교도 해 가면서.. ^^ 영화속에서 딸이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병원에서 상담을 받는 내용이 있었다. 어떻게 지냈냐는 의사의 질문에 딸은 감당이 안 될정도로 기억들이 한꺼번에 마구 쏟아져서 잠을 잘 못 잔다고 했다. 그랬더니 의사가 기억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연료같은거라고 했던것 같다. 좋은 기억이 많이 쌓..
배추김치 썰어놓은 것이 다 떨어졌다. 주방베란다에 있는 김치냉장고에서 새로 꺼내와야 하는데 너무 추워서 나가기 싫다. 포기김치 써는것도 귀찮고 해서 냉장고에서 대신할 만한 다른 걸 찾다보니 지난번에 어머니가 갖다주신 갓김치가 보인다. 마침 알맞게 익기까지 했으니 오늘은 이걸 밥상에 올리기로 했다. 근데.. 애들이야 갓김치를 안 좋아하는게 당연하겠지만 다 큰 서방도 시큰둥하면서 다른 김치를 찾는다. 분명히 어머니가 서방이 좋아하는거라 하셨는데 정작 서방은 자기가 언제 좋아했었냐며 펄쩍 뛴다. 가끔 어머니가 주시는 먹거리중에 이런 것들이 있다. 막내아들이 좋아하는 거라시며 기껏 챙겨주셨는데 서방은 손도 안 대서 처치곤란인 것들 말이다. 어머니는 아들이 좋아했던 거라 하시고 서방은 언제 그랬었냐며 서로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