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나가서 종일 전화 한 통 없던 부자가 저녁 6시가 좀 넘은 시간에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귀가했다. 핸드폰은 방전되고 바다에서 햇빛에 시커멓게 탄데다가 배멀미에 시달려서 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피곤에 지친 모습으로 말이다. 100마리의 쭈꾸미는 어디로 간건지 손에 든건 한입 크기 쭈꾸미 18마리가 전부다. 들어오자마자 한바탕 샤워하고나선 배고프다며 지금 당장 뭐라도 먹을걸 달라길래 잡아온 쭈꾸미 넣어서 시원하게 쭈꾸미라면을 끓여줬더니 정신없이 먹고선 그대로 기절. 그래도 큰애는 아직 기운이 남았는지 조잘조잘 오늘 하루의 무용담을 풀어놓는데 서방은 미동도 없다. 자기 정말 오늘 죽는 줄 알았다는 그 말 한 마디만 남기고.. ^^;; 좋은 아빠 되기 정말 힘든가보다.
요즘 큰애가 푹 빠진 낚시취미때문에 서방이 고생이 많다. 8월 말쯤 근교 바다로 배낚시를 다녀와선 배멀미로 몇일 고생했었고 9월 초엔 아주버님까지 같이 충청도 어디에 있는 저수지로 배스낚시를 다녀와서는 더위 먹고 한동안 고생하더니 오늘은 결국 조금 더 먼 바다로 배를 타고 하는 쭈꾸미 낚시를 하러 갔다. 지금이 한창 쭈꾸미 낚시철이래나? 요몇일간 큰애는 이것저것 쭈꾸미 낚시용품들을 사면서 잔뜩 신이 났었는데 서방 얼굴은 웃는건지 우는건지 잘 분간이 안 됐었다. 어쨌튼! 큰애의 긴긴 여름방학 대미를 장식할 하이라이트! 쭈꾸미 낚시를 하러 지금 서방과 큰애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선 새벽 4시 40분에 집을 나섰다. 이것저것 잔뜩 챙긴 간식바구니랑 쭈꾸미 100마리를 담아올 지퍼백까지 챙겨서 말이다. 오늘 저녁..
요즘 큰애가 아주 푹 빠진 게 있다. 바로 낚시다. 나로서는.. 그리고 서방으로서도 양가 통틀어 생전 보도 듣도 못한 취미생활 분야다. 덕분에 서방은 지금 그 낯선 분야를 배우느라 한창 고군분투중.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보면 서방과는 영 아닌 분야란다. 먼저 실내낚시터. 그런데 실내낚시터는 물에 타는 약냄새가 너무 싫고 약에 취해서 기운 없는 물고기는 더 싫단다. 그건 큰애도 동의.. 그래서 앞으로 실내낚시터는 안 가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그 대신 선택한 게 배를 타고 하는 바다낚시다. 간혹 뉴스에 나오는 낚시배 사고들 때문에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큰애가 꼭 가보고 싶다하니 안전수칙 꼭 지키기로 약속하고 보내줬었다. 결과는 꽝.. 배엔진에서 나는 기름냄새때문에 속이 안 좋고 배멀미때문에 너무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