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봄방학을 하자 몇 일간 조용하던 동생이 그제 간만에 전화를 했다. 얼마전에 감기가 들었는데 계속 안 낫고 고생중이라며 지금 병원에 가는 길이라나. 마침 동생서방이 쉬어서 애를 맡겨두고 맘편히 다녀올꺼라고 했다. 평일인데 쉬네 했더니 결혼기념일이라고 회사에 휴가를 냈단다. 그러고보니 걔네가 2월에 결혼했었다. 신혼여행 보내고선 우리도 엄마랑 경주로 여행을 갔었는데-아빠는 해외출장-눈이 펑펑 왔던 기억이 있다. 몇 일전에도 눈이 펑펑 오더니만. 근데 목소리가 참 신통찮다. 기쁜것도 감회에 젖은것도 화난것도 아닌 그냥 그런 목소리. 세월이 많이 지나서 결혼에 대해 부부에 대해 무뎌진건가. 세상 다 산 노부부같은 소리를 한다. 간만에 데이트 하겠네~ 분위기를 바꿔주려 했지만 시큰둥. 벌써 점심때 애랑 같..
데면데면한 사이지만 가끔씩은 이래저래 소식을 전해듣는 언니가 있다. 서방지인분 와이프라 알게된 분인데 나랑은 성격부터 취향까지 참 안 맞는 분이라 마주치면 마음이 은근히 긴장되는 그리 편하지는 않은 사이였다. 서방의 부부동반모임때문에 일년에 2, 3번씩은 항상 우리랑 만났었다. 그런데 남편이랑 사이가 썩 좋지 않다보니 모임때마다 항상 찬바람 쌩쌩 부는 얼굴로 앉아있던 그 분. 그러면서도 항상 모임에는 꼬박꼬박 참가했었다. 문제는 그 모임 여자중 제일 연장자이다보니 다들 그 분 눈치를 봤다는 거였다. 그때 당시 나를 비롯한 다른 와이프들은 다들 비슷한 또래였고 또 결혼한지 얼마 안 된 상태라 더 그랬다. 모임때 들어오는 그 분 표정이 안 좋으면 다들 괜스레 마음을 졸이곤 했었다. 그랬던 그 언니가 장장 강..
지난 주말 오랜만에 서방 대학친구들 모임이 있었다. 대학교 동아리 친구들인데 그 중에서 마음 맞는 동기들끼리 따로 모임을 만들었고 나중에 결혼해서도 가족들 다 같이 만나자고 약속한 모임이라고 했다. 그때 그 약속 그대로 지금까지 항상 부부랑 애들까지 다 해서 일년에 한 번씩은 1박2일로 꼬박꼬박 모이고 있다. 처음 서방친구들을 만난것도 바로 이 모임자리였었는데 그때 만났던 젊은 서방친구들이랑 와이프들이 이젠 중년의 모습으로 다들 변신해서 여전히 그때처럼 모임을 즐기고 있다. 처음엔 혼자, 시간이 지나면서 둘이 되고 다시 셋이나 넷이 되서 말이다. 제일 큰애가 이제 대학교 2학년이고 제일 작은애가 울 막낸데 이제 한국나이로 6살이 된다. 처음 서방친구들 만났을때 그 애가 3살 꼬맹이였는데 정말 시간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