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애가 원래 다니던 피아노학원이 문을 닫은 얼마후 그 자리에 미용실이 새로 오픈을 했다. 우리 아파트단지만 놓고보면 천세대정도 인데 메인상가, 분산상가 두 군데에만 미용실이 벌써 6개째다. 동네가 아파트단지들이 모여있는 곳이니 각 단지들마다 있는 미용실에 메인쇼핑거리에 있는 미용실들까지 더하면 진짜 포화상태가 아닐까싶다. 여긴 쇼핑센타에 마트에 학원들도 밀집이고 커피숍도 한 집 건너 하나씩이고 치킨집도 어지간한 브랜드들은 다 모여있다. 고객이 엄청나게 많아 아직 틈새가 있다는 판단이 든건지 무한경쟁이라도 나는 열심히 해서 성공할수 있다는 의지인건지 잘 모르겠다. 경기가 안 좋다고 사방에서 난리들인데도 가게들은 꾸준히 문을 열고 꾸준히 문을 닫는다. 편의점이랑 패스트푸드점을 제외하고도 커피숍이 5개가 넘..
볼 일이 있어서 예전에 살던 동네에 갔다가 옛날 단골집이었던, 지금은 텅 비어 흉물스럽게 되버린 가게를 봤다. 직장생활을 할때 직원들이랑 점심 먹으러 자주 갔었고 서방이랑도 종종 들렀었던 추억의 가겐데 그런 모습으로 비어있는게 참 마음이 안 좋았다. 거기는 부대찌개랑 버섯불고기전골, 딱 2가지만 팔던 곳이었는데 맛도 괜찮고 푸짐하고 가격도 착해서 직장인들도 많았고 저녁시간에는 근처 아파트주민들도 많이 찾던 곳이었다. 꽤 오래 장사를 잘 했었는데 오랜만에 찾았던 어느날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사장님 말로는 건물주가 나가라고 했다는 거다. 가게세도 올려주겠다 해보고 가게를 팔라고도 해봤는데 무조건 나가라고 했다고. 거긴 그 가게 단독 건물인데다가 주위에 다른 가게들도 없어서 밤이..
아침에 가족들 모두 나간후에 한가롭게 집정리를 하고 있는데 서방한테서 전화가 왔다. 근데 잔뜩 흥분한 목소리다. 오전 10시에 예약한 고객이 펑크를 냈단다.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답이 없단다. 흔히들 하는 말로 노쇼인거다. 회사를 다니던 때는 별로 실감나는 단어가 아니었지만 자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참 실감나는 단어가 됐다. 서방의 일은 업종의 특성상 고객의 예약이 필수다. 한 고객이 예약이 되면 그 작업시간동안은 다른 고객을 받을수가 없다. 그 시간을 이용하려다 이용하지 못한 고객도, 그 시간에 일을 하지 못하고 허비하는 서방도 다 손해인 일이다. 일이 생겨서 예약을 취소할 수는 있지만 연락을 주지도 받지도 않는 그 고객은 누굴까? 무슨 생각이었을까? 무슨 사정이 있었던걸까? 서방을 골탕먹일려고 일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