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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이야기

윈 윈..

레스페베르 2018. 11. 3. 17:56

볼 일이 있어서 예전에 살던 동네에 갔다가 옛날 단골집이었던, 지금은 텅 비어 흉물스럽게 되버린 가게를 봤다. 직장생활을 할때 직원들이랑 점심 먹으러 자주 갔었고 서방이랑도 종종 들렀었던 추억의 가겐데 그런 모습으로 비어있는게 참 마음이 안 좋았다.

거기는 부대찌개랑 버섯불고기전골, 딱 2가지만 팔던 곳이었는데 맛도 괜찮고 푸짐하고 가격도 착해서 직장인들도 많았고 저녁시간에는 근처 아파트주민들도 많이 찾던 곳이었다. 꽤 오래 장사를 잘 했었는데 오랜만에 찾았던 어느날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사장님 말로는 건물주가 나가라고 했다는 거다. 가게세도 올려주겠다 해보고 가게를 팔라고도 해봤는데 무조건 나가라고 했다고. 거긴 그 가게 단독 건물인데다가 주위에 다른 가게들도 없어서 밤이 되면 사람들이 걸어서는 안 다니는 황량한 곳이라서 다들 그 가게가 장사가 잘 되는게 신기하다고까지 했던 곳인데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생긴건지 이해가 안 갔다. 사장님 말로는 아마 주인이 직접 가게를 할 생각인것 같다고 씁쓸해했었다.

그 이후에 새로 이전한 가게로도 몇 번 가봤었지만 희한하게 맛도 주인도 그대로인데 예전처럼 그렇게 가게 되진 않았다. 사장님도 예전만 못 하다며 속상해했던 기억이 있다. 몇 년전에 그 부근을 지나다가 생각나서 오랜만에 들러봤는데 가게를 닫았더랬다. 그곳에서 그리 오래 하진 않았던것 같다. 그리고 원래 있었던 그 가게에는 사장님 말대로 간판이랑 내부만 바뀐 식당이 새로 오픈을 했다. 처음엔 좀 사람이 많은가 싶더니 어느 순간부터 가게앞 유리쪽에 추가된 메뉴판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나는 게 보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손님은 없이 직원들만 보이더니 결국은 몇 년 못 버티고 폐업. 근데 임대도 안 나가는지 몇 년째 계속 비어있는 거다. 그 가게가 우리가 예전에 살던 곳이랑 엄마네 집 다니는 사이에 있어서 반드시 지나쳐야만 하던 곳이다 보니 본의아니게 가게의 흥망성쇠를 다 보게 된 셈이다.

가게주인이 욕심 안 부렸으면 원래 있던 음식점 주인도 계속 장사 잘 했을꺼고 건물주도 세 꼬박꼬박 받아서 좋았을텐데. 내가 건물주가 아니라서 건물주의 깊은 속뜻을 모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참 안타까운 일이다. 서로 윈 윈 하기가 참 어려운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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