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 단잠에 빠져있는데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서방이 아침산책을 가나보다 하고선 다시 잠에 빠지는데 핸드폰이 막 울린다. 서방이 혼자 산책하기에는 너무 날씨가 좋다며 당장 나오란다. 이런 C.. 서방이랑 나랑 제일 안 맞고 아직도 안 맞는 것중 하나다. 서방은 아침형 인간, 나는 야행성 인간이다. 새벽잠 없는 서방은 꼭 아침산책을 나랑 하고 싶어하고 밤잠 없는 나는 애들 잠든 늦은 시간 서방이랑 시간을 보내려한다. 시계를 보니 6시 40분. 안 나가고 싶지만, 계속 자고 싶지만.. 혼자 즐기기엔 이 날씨가 너무 아깝다니 어쩔수 없이 모자 하나 둘러쓰고 주섬주섬 나갔다. 아침기온이 제법 선선하다. 하늘은 파랗고 공기도 맑다. 가을날씨같다. 둘이 같이 차라도 한 잔 하려는데 아침 7시에 문을 연 카페가..
서방은 주말동안 애들이랑 내가 엄청 한가롭다고 생각했었나보다. 나름대로 정해진 스케쥴이 있기 때문에 생각처럼 그리 여유롭지만은 않은게 현실인데 말이다. 특히 큰애는 매일매일 해야할 숙제가 정해져 있고 주말에 해야만 주중이 한결 여유로운 것들이 있기에 더 그렇다. 서방은 나한테 매번 주말엔 애들 실컷 놀게 해 주라 당부하지만 큰애는 성격상 미루고 미루다가 뒤늦게서야 허겁지겁 숙제하거나 하기 싫어서 밍기적거리다가 숙제에 온 하루를 다 잡아먹어버리곤 한다. 맘 같아선 하기 싫으면 다 때려치우라 하고싶지만 그랬다간 아예 손 다 놔 버릴까봐 때론 달래고 때론 윽박지르는게 보통 주말의 우리집 모습이다. 그런데! 큰애가 한창 숙제중인 토요일 오후에 갑자기 서방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토요일 밤에 당장 여행을 떠나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