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애 하원버스를 마중나온 길이다. 비도 잠깐 멈췄고 바람도 불고 덥지 않고 너무 축축하지도 않아서 좋다. 그래선지 아파트 도로에는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 넘넘 많다. 옛날 아파트라 지상으로 차도 많이 다니는데 자전거까지 한 몫 하고있으니 좁지 않은 도로인데도 제법 붐비는 중이다. 애들은 차가 자기를 알아서 피할꺼란 믿음이 꽤 큰가보다.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거나. 차가 오는데도 마주 보면서 달려가는거 보면 아슬아슬할때가 많다. 방금도 초등학교 4학년정도로 보이는 여자애가 진짜 A4 한장 넓이정도로 차를 빗겨 지나갔다. 그걸 본 내 가슴이 더 조마조마했는데 운전자도 엄청 놀랐던지 지나친 여자애를 눈이 찢어져라 째려보는게 앞유리를 통해서 나한테도 다 보였다. 부모님들은 저런걸 알까? 모를꺼다. 나만 해도 ..
우리 아파트는 지어진지 꽤 오래된 아파트다. 오래된만큼 아파트화단이나 진입로에 있는 나무들이 다 크고 울창해서 각 계절마다, 특히 가을이면 너무너무 예쁘고 멋진 풍경이다. 우리가 이 집을 처음 보러왔을때 서방은 이 아파트의 넓은 진입로랑 울창한 나무들에 반해서 여기로 이사오자고 졸랐었었다. 그런데.. 나나 서방 둘다 오래된 아파트는 살아보질 않아서 그 불편함을 간과한게 있었다. 낡아가는 아파트의 시설들이다. 물이 새거나, 보일러파이프가 터지거나, 엘리베이터가 고장나고, 환기시설이 고장나고.. 그 전에 살던 아파트는 지은지 5년쯤 된 곳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거기에 또 하나의 골치는 지상주차장이다. 지상에 차를 대다보니 애들은 아파트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고 자동차도 같이 다니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