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에 다음 진료를 예약하려 했더니 제일 빠른 예약일이 2025년 1월 6일 이란다. 하하~ 그 사이에 아빠는 마음을 완전히 정했다. 결국 다음 월요일 오전 외래진료 때 수술하겠다고 얘기하고 수속을 밟기로 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고 얘기하고선 나도 더 이상은 얘기하지 않았다.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게 확실한데 더 얘기해 봐야 서로 의미 없는 짓일 테니까. 결정을 하고 난 후 아직 체기가 있다는 아빠는 미리 접수해 둔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러 가고 나랑 엄마랑 삼촌은 늦은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다시 내려갔다. 가격은 거진 4천 원에서 5천 원대. 보훈병원이라 그런가 착한 가격대였다. 맛도 착할 필요는 없었는데 ^^; 점심을 먹고선 차 한 잔 마시고 집에 가기로 했다. 던킨에..
진료시간 전 엄마랑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손을 씻고 난 엄마가 핸드크림 있냐고 물었다. 갖고 다니던 크림을 주고 손을 닦고선 다시 로비로 나왔다. 아빠옆에 앉는데 문득 아빠손이 눈에 들어왔다. 건조하고 주름진 손. 조금 전 핸드크림을 썼기에 더 눈에 뜨였나 보다. 아빠손을 잡고 핸드크림을 듬뿍 발라서 문질렀다. 생각지 않은 내 스킨십에 그제야 아빠도 긴장이 좀 풀렸는지 의사가 이러저러했다는 얘기들을 조심스레 늘어놨다. 사실 처음 봤을 때부터 아빠가 언짢은 내 표정을 보고선 엄청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는 눈치를 챘었다. 괜찮다고 해야 하는데 짜증이 너무 나서 입 밖으로 말이 안 나왔었다. 아빠도 느꼈었나 보다. 미안했다. 뭐라고 설명해도 결국은 아픈 부모가 자식의 눈치를 보게 한 거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