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엄마랑 아빠가 자주, 아주 자주 네가 첫째라서 어쩌고 라는 말을 한다. 네가 첫째라서 다행이다, 네가 첫째라서 고생이 많다, 네가 첫째인 게 참 고맙다 등등. 난 그 소리를 싫어한다. 아주아주 예전부터. 첫째로 태어나고 싶어 첫째인 것도 아니고 첫째라서 좋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특히나 딸만 둘인 집안의 첫째는 더. 첫째의 책임감도 싫고 내가 알아서 이끌어야 하는 분위기도 싫다. 물론 양가 모두에서 그리고 엄마랑 아빠한테서 첫 손 주고 첫 자식이 다보다 많이 사랑받은 건 인정한다. 하지만 머리가 커지면서 자각한 건데 어른들의 사랑을 받은 건 태어난 순서 외에도 내 성격과 외모의 영향이 꽤 컸던 것 같다. 얌전하고 침착하고 어른들 말 잘 듣고 하지 말라는 짓 안 하고 공부 잘하고 적당히 예뻐서 어..

큰애가 논술학원에서 '괭이부리말 아이들' 책을 읽고 테스트를 본 얘기를 했다. 내가 그 책을 재미로 처음 읽은게 10년도 훨씬 전인데 내 애가 그 책을 논술대비용으로 읽는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강제가 아니라 즐겁게 읽어야 재미있는 책인데 말이다. 아무튼..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그 책을 찾아 다시 한 번 읽었다. 예전에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게 익숙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그랬다. 난 괭이부리말 아이들중에서 숙자를 서술한 부분을 볼때마다 초등학교-그땐 국민학교-친구 한 명을 항상 떠올리게 된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6학년까지 같은 반이었고 같은 중학교로 진학했었다. 서로 다른 고등학교로 가기전까지는 나랑 참 친했었던 친구였다. 1남 2녀중 첫째딸이었던 친구는 우리 또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