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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 친구엄마가 차 마시러 오후 시간에 우리집에 잠깐 방문했다. 식탁에서 차를 마시면서 소소한 일상을 얘기하던 중에 식탁 한 쪽에 놓여있던 큰애 학습지를 봤었나보다. 갑자기 화제가 소소한 일상에서 애들 공부이야기로 급선회해버렸다..--;;
지금 큰애는 5학년인데 영어는 학원을 다니고 있고 수학은 학습지로 하는 중이다. 나는 아직은 이정도 수준과 속도가 큰애한테 맞다고 생각하는데 친구엄마는 이제 학습지로는 수학을 따라잡기 힘들지 않겠냐는 얘기를 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참 안타깝게도 귀가 팔랑대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급속도로 머리가 복잡해지곤 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그런 얘기는 피하려고 하는 편인데 오늘은 제대로 걸렸다.
큰애친구는 1학년때부터 죽 학습지를 하다가 4학년 중반부터는 공부방을 다녔었고 얼마전부터는 다시 수학과외로 바꿨다고 한다. 예전에 3학년 중반 무렵부턴가 애가 수학을 너무 싫어해서 수포자가 될것같다고 그 엄마가 항상 걱정이 많았었다. 학습지를 할때도 늘상 엄마랑 충돌이 있었고 공부방도 별로 안 가고싶어해서 5학년이 되는 올해부터 과외로 바꿨더니만 좀 나아진 것 같다며 나한테도 이제 바꿔볼때라며 생각해보라고 했다. 일단은 다양한 문제들을 계속해서 엄청나게 많이 풀어보니 수준도 상승하고 선행도 벌써 5학년 과정이 끝나간다는데 그 얘기를 듣고부터는 갑자기 마음이 폭풍우에 휩쓸린 가랑잎이 된것 같다.
사실 얼마전에 학교에서 수학이랑 과학 영재학급을 위한 선발고사를 쳤었는데 큰애가 떨어졌다. 큰애 얘기로는 자기는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 문제들이 출제되서 많이 어려웠었단다. 그 얘기를 듣고부터 학습지만으로는 현행 수업을 따라가는 게 이제 한계가 된 건 아닐까 고민을 많이 했었기에 더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컸던 것같다.
저녁식사후에 큰애랑 진지하게 학교공부에 대해서 얘길 주고받았다. 일단은 학습지로의 선행이 학교공부에 도움이 되는가를 먼저 확인하고 애의 생각을 물었다. 큰애는 학습지로 먼저 공부한 것을 학교에서 다시 하니깐 재미도 있고 수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학교수업 진도나 수준을 따라가는데 지장 없이 잘 하고 있단다.
성적표에 나오는 것만 볼 것 같으면 지금 큰 애의 학교성적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단지 영재반에 들 정도로 심도 깊은 문제를 풀 실력이 안 되는 거지..
과외를 하면 그게 될까?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을꺼다. 문제는 선생님이나 교재나 아니라 그걸 소화해내는 학생일테니까. 그렇다면 내 아이는 그걸 소화해낼수 있는 학생일까 아닐까? 아닌가?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더 중요한 걸까? 학습지보다는 전문적인 과외가 더 나을까? 계속 헷갈린다..
부모라서 냉정하게 보지 못 할까봐 고민스럽다. 학원도 학습지도 주변 다른 엄마들도 다 자기 식대로 보고 판단하고 결정할테니까 말이다. 혹시 내가 내린 판단이 잘못됐을때의 그 여파를 내 애가 고스란히 온 몸으로 받아내야 하기때문에 더 어렵다. 항상 급하게 마음 먹지말고 한 단계 한 단계 단단하게 밟아나가자고 마음 먹으면서도 참 그게 어렵다. 내 애한테는 그게 맞는 방식인데..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상담주간에 큰애 학교공부에 대한 것들을 좀 더 알아본 후에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우선은 이 폭풍우 치는 마음을, 팔랑거리는 귀를 좀 안정시킨 후에 뭔가를 생각도 해 볼 수 있을것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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