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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알림장 챙기기..

레스페베르 2019. 1. 4. 17:30

어렸을 때부터 항상 옆에서 챙겨줘 버릇해서 그런건지 큰애는 자기 준비물 챙기는 게 참 소홀하다. 매일 학교에서 알림장이 내 핸드폰으로 오긴하지만 내가 깜박하고 늦게 확인하거나 다음날 아침에 확인하는 날은 전쟁 아닌 전쟁이다. 집에 있는 준비물이야 별 문제가 없지만 따로 구입해야 하거나 챙겨둬야 하는 것들을 밤 늦게 혹은 다음날 확인했을때의 그 난감함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다.

문제는 그 난감함이 언제나 내 몫이란 거다. 내 애가 준비물을 제대로 챙겨가지 않아서 그 시간에 멍하니 있거나 친구들 것을 빌려쓰느라 전전긍긍하는 그 상황이 나는 생각만 해도 너무 싫고 짜증이 나는데 정작 큰애는 무덤덤하다. 자기만 안 가져간게 아니라 다른 친구도 안 가져온 애가 있다는거다. 그럴수도 있지뭐.. 라고 큰애는 참 쉽게 얘기한다. 예전에 나나 서방이 학교 다닐때는 준비물을 안 챙겨가면 선생님한테 야단도 맞고 벌도 서고 했었었는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서 애들이 느슨한 건지, 아니면 애들이 그런 걸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성격의 애들인건지 잘 모르겠다.

확실한건 지나치게 챙겨줘 버릇한 내 잘못이 크다는 거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내 성격상 그게 그렇게가 잘 안 된다. 어차피 안 가져가도 눈물 쏙 빠지게 혼나는 경험을 하는 것도 아니니 애들도 그런 것에 대한 경각심이 없고 내 성격도 그걸 그냥 두고 보질 못 하다보니 이 사단이 지속되는 거다.

오늘 아침 사건!

어제 동생네 집에 갔다가 저녁 먹고 놀다보니 귀가가 늦었다. 집에 오자마자 씻고 바로 자느라 깜박하고 알림장 확인을 못 하고 잠들었는데 새벽에 잠깐 잠이 깼다가 무심코 확인했더니 준비물에 흰색 젤리펜이 있는거다. 평소에 집에 구비해두는 학용품도 아니고 더구나 1, 2교시에 연속으로 쓴다니 마트에 사러갈 시간도 없다. 학교앞에 문구점이 있는것도 아니고 옆동네 아파트 상가에 하나 있는 문구점은 느지막히 문 여는 곳이고 편의점에 있을까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잠도 설쳤다. 아침 일찍 애를 차에 태워서 일단 옆동네 아파트 문구점에 가니 당연히 오픈전. 편의점에서도 당연히 흰색 젤리펜은 없다. 마지막으로 혹시나해서 가본 팬시점. 혹시나 했는데 와! 부지런하신 아주머니가 벌써 문 열고 영업중이시다. 얼른 사서 큰애 챙겨주면서 그때부터 학교 도착할때까진 폭풍잔소리. 하교후에 큰애 한다는 소리가 흰색 젤리펜 안 가져갔으면 두시간동안 멀뚱멀뚱 앉아있기만 했을뻔했단다. 수업시간 내내 썼었다고. 안 가져온 친구 있었냐니 있었단다. 큰애 같은 애가 많나보다.. T.T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라고, 이젠 엄마가 하나하나 챙길 나이 아니라고 다짐하고 다짐받았지만 얼마나 지켜질지 모르겠다. 내가 먼저 마음 강하게 먹고 변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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