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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애들이랑 신경전을 벌였더니만 지금 너무 우울하다..

오늘은 큰애가 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스키장에 가는 날이었다. 어제 저녁부터 잔뜩 들떠서는 숙제도 일찍 끝내고 기분좋게 잠들었기에 오늘도 당연히 매끄러운 하루가 시작될꺼라 생각했던게 오산이었나보다. 발단은 스키헬멧. 단체로 헬멧을 대여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져올 사람은 가져와도 된다는 알람을 보고선 어젯밤에 미리 챙겨뒀었다. 그런데 헬멧을 담는 천케이스의 끈 하나가 끊어져있어서 들기가 불편할것 같아 매고 가는 가방안에 헬멧을 넣어줬더니만 갑자기 막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거다. 등이 불편하단다. 가방은 어차피 보관함에 둘꺼고 스키장에서는 계속 헬멧을 쓰고 다녀서 집에서 학교로 가는 그 짧은 시간-것도 서방이 출근하면서 학교까지 데려다주는-만 매고가면 되는데 그 시간동안이 불편하다고 막 짜증을 낸다. 서방이 끈을 조정해주고 불편하냐, 괜찮냐 물어도 됐다고 짜증만 내는데 서방도 화를 참는게 눈에 보이고 나도 아침부터 화내기 싫어서 그냥 못 본척 했다.

부츠 신고 가라했더니만 불편해서 싫다기에 두 번 얘기 안 하고 그냥 보내버리고선 나름 선방했다 생각. 그리고선 맘을 좀 놨더니만 이번엔 연속으로 작은애까지 불을 지핀다. 오늘 유치원에서 숲으로 체험활동을 가기에 추울까봐 털모자를 씌워줬더니만 가렵다, 안 예쁘다, 안 춥다 어쩌고 하면서 막 짜증을 내는거다. 결국 큰애때부터 꾹꾹 눌러왔던 화까지 폭발하면서 큰소리를 내고 작은애가 눈물을 글썽거리고서야 상황이 종료가 됐다.

작은애 유치원 보내고선 쇼파에 멍하니 한참동안 앉아있는데 서방한테서 전화가 왔다. 서방도 엘레베이터에서 결국은 폭발해서 큰애랑 한바탕 했단다. 그러고선 우울해서 나한테 하소연하러 전화를 한거다. 서로서로 신세한탄하며, 위로하며 전화를 끊고나니.. 참 서글펐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나나 서방이나 이러고 사는지. 아마 지들은 스키장에서, 유치원에서 즐거운 시간 보내면서 엄마, 아빠 속상한건 생각도 안 할꺼다. 그리고선 즐겁게 돌아오겠지.

자식이 뭔진 모르겠지만 사는게 정말 전쟁같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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