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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서방가게 이전문제로 한참 실랑이중이던때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다. 생각치도 않게 가게는 옮겨야하고 건물주와의 합의는 원만치않고 돈은 부족하고 적당한 가게자리는 보이지 않고. 매일매일 매순간마다 머리속엔 걱정뿐이었고 주위의 모든 것에 대한 원망으로 진짜 기분이 땅을 치다못해 굴을 파고 있었다. 서방앞에서는 다 잘 될꺼야, 하나씩 해결해나가면 되는거야 하면서도 정말 어찌나 마음이 힘들던지.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렇게 힘든 시간을 뚫고왔나 싶을 정도다.
인간이 종교를 찾을때는 정말 절박한 때, 힘들때라는데 아마 그때 내가 그랬던것 같다. 한동안 안 나갔던 성당을 그즈음 다시 나가기 시작했고 그때가 마침 판공성사를 하던 기간이었다. 어쩌다 고해성사를 해도 그냥 형식적으로 성실한 신앙생활을 못 했습니다 만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내 마음의 미움에 대한 고해성사를 했었다. 어찌나 눈물이 났던지.. ^^
지금 생각하면 그랬네 하고 담담하지만 그땐 어딘가에 너무 절실하게 내 마음의 평온을 바라고 싶었다. 그리고 미사를 보면서 지금의 이 힘듦이 지나가면 꼭 나에게 온 마음의 평온을 감사하겠노라 스스로 약속을 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이 지난 지금은..
감사를 차일피일 했다. 성당을 열심히 나가는것도 아니고 내 스스로 약속한 감사헌금도 안 했다. 안 한게 아니고 미뤘다. 아주 오래오래..
그러다가 오늘 드디어 성당에 가서 감사헌금을 냈다. 사무실에 계시던 직원분이 금액 확인하시고선 살짝 놀라실정도(왜나면 우리 성당은 헌금금액들이 조금 많이 검소한 편이다. 주 신도분들이 연세가 많은 분들이시다 보니.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같은 냉담자들이 참 많다).
많다면 많고 작다면 작은 금액이지만 그때의 내가 한 약속은 꼭 지키고 싶었다.
솔직히 많이 망설이긴 했다. 사람마음이라는게 견물생심이다보니 처음보다 자꾸 깎고싶어진것도 사실이고.
그래도 돌아나오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것도 잔고가 확 줄어든 내 비상금통장이 안 아까운 것도 생각해보면 아마 내 마음의 빚을 갚아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