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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2시 30분이 되서야 괌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려 브릿지에 오르니 덥고 습한 기운이 훅 밀려온다. 조카가 잠투정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흥분이 피곤을 이겼는지 생생하다. 입국수속을 하는데 여기저기서 주워들은대로 공항직원들이 친절하다. 웃으면서 좋은 시간 보내라니 웃으면서 고맙다는 인사가 저절로 나왔다.

흥분과 설렘을 안고 수속을 끝마치고 나오니 공항청사 나가는 출구옆 프런트에 여행사에서 얘기한 가이드분이 표지판을 들고 있었다. 인사하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 듣고 약속된 가이드팁-괌공항 공항세는 가이드팁에 포함되어 있어서 따로 안 내도 된단다-지불하고선 PIC로 갈 다른 팀을 기다리느라 로비에서 기다리며 서방한테 도착했다는 전화를 했다. 애들은 캐리어를 타고 놀고. 진짜 휴가 시작이다.. ^^
그런데 10분, 20분이 지나도 다른 팀이 안 나오는거다. 가이드분이 아무리 전화를 해도 전화도 안 받는단다. 짜증도 나고 애들도 이젠 서서히 지루해한다. 동생 얼굴도 울그락불그락이다. 가이드도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오도가도 못 하는 사이에 어느덧 30여분이 다 되어가는데 갑자기 공항밖에서 캐리어를 끌고 우리 또래의 여자 셋이 가이드를 향해 당당하게 걸어오더니 왜 여기에 있냐며 따진다. 어이가 없다. 자기네는 가이드를 만나는 곳이 공항밖인줄 알았다나. 나가는 출구는 여기 하나고 입국수속후에 출구로 나가는 길도 여기 하나고 표지판도 대문짝만하게 쓰여있고 여행사에서 가이드 만나는 곳 위치 몇 번이나 그림까지 보여주면서 안내문을 보냈는데 적반하장이 아주 가관이다. 자기네 잘못은 안중에도 없다. 전화를 왜 안 받냐는 말에는 대답도 안 한다. 저기 계신 분들이 한참이나 기다렸다는 가이드말에도 미안해요 라는 말 한 마디가 없다. 셋이가 다 끼리끼리다. 나중에 보니 동생옆자리,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사람들이다. 기내에서 비자면제신청서 쓰면서 남들 다 자는데 지들끼리 속닥거리던.
숙소까지 가면서 가이드가 우리한테 아침에 있을 시내관광 안내얘기를 하는데 그 셋이 또 끼어든다. 자기네는 시내관광을 예약을 안 했다면서 오전에 자기네도 가겠단다. 가이드분이 차가 만석이라 안 된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고소하다고 생각한건 내 심보가 나빠서만은 아닐꺼다 ^^. 툴툴거리더니 그럼 야시장을 알고있냐며 자기들을 거기 데려다달라고 했다. 가이드분은 어떤 야시장을 말하는건지 잘 모르겠다면서 리조트에 문의해보란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가이드분은 그 야시장을 알고 있었다. 차모로 야시장이라고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데 괌이랑 그 주변 일대 섬의 원주민들이 모여서 직접 만든 공예품이랑 먹거리를 파는 작은 야시장으로 큰 관광상품은 아니지만 소소한 볼거리는 될꺼라고 했다. 단 가고싶으면 택시나 렌트로 알아서 가야하는 것일뿐. 안 가르쳐준 가이드분을 탓하기에는 그 팀이 너무 무례했다. 말이라는 것도 아와 어는 다른 법인데 말이다.
공항에서 PIC는 아주 가까웠다. 기다린 시간이 무색할만큼. 가는 차안에서 선택옵션들에 관한 안내문을 나눠주면서 간결하게 당부를 했다. 가이드들과의 시간약속은 꼭 지켜달라고 말이다. 다른 일행에게 해가 되는 행동이라고. 당연히 그 셋은 지들끼리 떠드느라 듣는둥 마는둥이다. 부디 여행 끝날때까지 안 엮이기를 바랄뿐이다.

체크인을 하고선 룸에 들어서니 새벽 3시가 다 되어간다. 오션뷰라고 했는데 밖은 깜깜해서 바단지 평야진 알길이 없다. 언제 씻고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서 애들 챙겨서 아침식사하고 10시까지 로비로 가나.. 시작부터 피곤이 겹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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