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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다시 또 병원으로 ..

레스페베르 2024. 9. 12. 15:30

저녁을 준비하기 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서방도 일찍 퇴근을 했고 작은애도 하원해서 놀고 있었다. 조금만 쉬었다가 저녁 해야지.

큰애한테서 전화가 왔다. 야자 중에 화장실을 갔는데 또 혈뇨가 나왔다는 거다. 잠시의 평온함이 와장창 깨졌다. 7월 중순경의 혈뇨로 1차 병원부터 3차 병원까지 어렵게 순회하고 마무리된 게 아직 한 달도 안 지났는데 또 혈뇨라니.

오후 5시 30분이 넘은 시간이었다. 원래 다니던 비뇨기과는 진료가 끝났고 대부분의 병원들도 진료 마감이 코앞이었다. 그렇다면 응급실로 가야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병원전산이 다운되는 바람에 모든 절차가 수기로 진행이 돼야 해서 많이 늦어진단다. 그래도 어찌어찌 접수하고선 다시 소변검사, 혈액검사를 하고 X-ray를 찍었다. CT는 찍은 지 얼마 안 돼서 안 한다고 했다. 수액을 맞고 누워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한참 후 일차적인 검사결과는 이상 없음. 균 배양검사와 다른 검사결과는 이틀이상 걸린다고 했다. 환장하겠다. 원인을 모르는 병처럼 사람 피를 말리는 게 있을까. 비뇨기과 쪽으로는 이미 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했고 거기서 원인이 없다면 이젠 신장내과 쪽으로 진료를 봐보라고 했다. 신장. 말만 들어도 무섭다. 다시 또 병원을 찾아 한 바퀴를 돌아야 하나? 그건 또 어디로 가지?

일단 큰애가 수액을 다 맞는 동안 보호자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동생한테 전화를 했다. 아무래도 내일은 가기 힘들겠다고 했더니 이젠 자기가 알아서 할 수 있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지코가 석자면서 남 걱정을 하고 있다.

수액을 다 맞고는 집으로 가자하니 학원을 가야 한단다. 수행평가가 코앞이라 학원을 빼먹을 수가 없다고 했다. 학원에서도 어지간하면 병원 갔다가 늦게라도 보내달라 했다. 대한민국 고등학생에게 아플 자유는 없나 보다. 마지못한 척 학원으로 데려다줬다. 다행스럽게 학원에서 다시 쌩쌩해졌다고 선생님이 톡을 했다.

안쓰럽고 걱정되고.. 마음이 너무 복잡하다. 이 심난한 시국에 왜 자꾸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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