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엄마랑 아빠의 응급처치가 마무리될 때쯤 도무지 자리가 안 날 것 같던 병상이 간신히 나왔다고 의료진들이 알려줬다. 다른 병원들도 자리가 없다 해서 일단 집으로 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입원수속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동생서방도 도착했다. 간단한 인사를 하고 난 첫마디가 이만하기 다행이다 와 이번 기회에 차 폐차하게 돼서 그나마 잘됐다는 거였다. 서방도 나도 동생도 동생서방도 그동안 모두 같은 걱정을 했던 거고 그 걱정을 엄마랑 아빠만 모르는 척했던 건데 결국은 이렇게 결론나버린 거다. 이 사고가 과실유무를 떠나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으로 커버된다는 것도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빠차의 블랙박스 데이터가 나가버려서 지금 당장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는 확인이 안 됐지만 여러 정황상 아빠가 ..
작은애를 학원에 보내고는 밀린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하원하면 병원에 갔다가-약한 코감기 증상 때문에 코가 자꾸 막힌다고 했다-간식도 사 먹고 들어오자고 했다. 작은애는 이따가 뭐 먹을까 종알대며 신이 나서 학원에 갔고 나는 애 하원 전까지 밀린 집안일을 끝낼 생각으로 서둘렀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기분 좋게 설거지를 마무리하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발신자가 아빠인걸 보자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났다. 뭔 일이야. 안부인사면 다행이지만 아니면 또 뭔 별거 아닌 일로 사람 짜증 나게 하려나 싶었다. 외출하는 목적지의 대중교통을 알아봐 달라는 건가? 아니면 엄마랑 싸웠나? 엄마가 화나서 전화를 안 받나? 그래서 엄마 달래라고? 대충의 뻔한 레퍼토리를 생각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예상을 정말 빗나갔다..
작은애 데리고 병원 다녀오던 길. 치료결과가 내심 흡족해서 기분이 너무 업된게 원인이었을까.. 주차장에서 출차하다가 그만 입차하던 차를 살짝 긁어먹었다. 진짜 어이없는 접촉사고다. 옛날 초짜때나 할 법한 실수를 했다. 가끔 한 번씩 이런 어이없는 사고를 친다. 억울하고 화나고 누구 원망도 못 하고 짜증이 너무 난다. 간신히 3년 무사고로 만들어놨는데 또 보험에 건수 하나 만들게 된게 너무 싫다. 후회하고 곱씹어봐도 달라지는건 없는데.. 그냥 내 속만 상하고 홧병이 날것같다. 서방은 사람 안 다쳤으니 된거고 그런거 대비해서 보험 든거라 위로하지만 하나도 귀에 안 들어온다. 아우.. 속이 타다못해 재가 되버린것 같다..
교통사고가 난지 벌써 2달이 훌쩍 넘어간다. 처음엔 그저 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접촉사고니까 보험사만 부르면 끝인줄 알았더랬다. 뒷차의 운전자랑 서로 가해자와 피해자 구분을 놓고 합의가 안되서 경찰서로 가 그곳에서 육안으로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내가 피해자 판정을 받고나선 이제 진짜 다 된줄 알았다. 그런데 그쪽에서 절대 가해자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결국 우리쪽 보험사에서는 나한테 경찰서에 정식으로 신고하라는 권유를 했었다. 신고접수하고 얼마후에 경찰서에서 온 청천벽력같은 소식. 어쩌면 내가 가해자일수도 있다는 황당한 얘기. 처음에는 후미추돌로 인한 내차가 피해차량이라더니 두번째에 정식으로 신고접수후에는 진로방해로 인한 가해차량일수도 있단다. 결국 육안으로 봐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수 ..
명절전에 교통사고가 났으니 벌써 1달이 넘었다. 물리치료도 받고 침도 맞아봤는데 목이랑 어깨, 허리통증이 아직도 계속 되고 있다. 어제 친구랑 차 마시다가 그 얘기를 했더니 물리치료 잘 하는 곳이 있다며 자기랑 신랑이 다니는 곳을 알려줬다. 반신반의 하면서 오늘 처음 가봤는데 확실히 물리치료 받은 어깨가 한결 가볍다. 물리치료 받는 환자가 많던데 다 이유가 있었나보다. 원장님이랑 상담했는데 인대손상은 사용하지 않아야 낫는데 나는 계속 사용을 하니 자꾸 재발이 되고 그게 시간이 지나니깐 결국 후유증이 되고 있는 거라고 하신다.. T.T 그치만 두 손 놓고 앉아있을 처지가 안 되니 어쩔수 있나.. 안타깝지만 일단은 물리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받으라신다. 아픈 허리는 도수치료를 한두번 정도 받아보는게 좋..
지난 달 설연휴를 앞둔 바로 전날일이다. 그날은 하루종일 볼일들이 시간별로 있어서 많이 바빴다. 설 조금전에 미처 못 챙기고 지난 엄마생일이 있었기땜에 그날 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었고, 식사후엔 임신중인 동생 검진때문에 병원도 같이 가기로 되어있었다. 작은애가 유치원에서 하원하는 3시 시간에는 맞춰서 와야 하는데다가 오후 4시에는 방학중인 큰애를 친구집에 데려다주기로 해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날이었다. 하필 전날 밤에는 집근처에 있는 도시락집에서 도시락을 주문해 서방가게에 가져다 주기로 약속까지 했던터라 몸도 마음도 더 바빴던 거다. 다행히 아침부터 서둘러선지 여유있게 모든 준비를 마쳤다. 주문한 도시락을 찾으러 기분좋게 차를 몰고 가던 중에 앞차가 계속 좌우로 차선을 밟으면서 버벅거리는 게 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