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가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고난 몇 일뒤부터 매일매일 아침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학교사이트에 접속해서 성적을 확인했다. 아직 안 뜬걸 확인할때마다 한편으로의 안도감, 또 한 편으로의 불안감을 교차시키면서 시간을 보낸지도 일주일은 넘은듯 싶었다. 그리고 오늘.. 그 날이 왔다. 그리고.. 기분이 참.. 그렇다. 걱정했던 수학은 지난 중간때 죽을 쒔기에 기말까지 해서 간신히 그냥 그렇게 만들어놨고 영어는 중간을 그저 그렇게 보더니 기말을 죽을 쒀놨고 국어는 그거나 그거나로 해놨다. 학원비에 특강비에 교재비에. 솔직히 들인 돈을 생각하면 어이가 없다. 이 성적 보려고 그 돈 들였나 싶고 그렇게 밤늦게까지 학원 뺑뺑이 돈 결과가 이건가 싶고 참 허탈하다. 그냥 사교육 다 끊어버려 하고싶지만 그랬다가 진짜 바닥..
큰애 기말고사가 코앞이다. 내 마음은 한시가 바쁜데 큰애 하는 행동을 보고 있자면 속이 터지다못해 아주 새까맣게 타는것 같다. 좀만 더 집중해서, 좀만 더 열심히 해주면 좋겠는데 그게 그렇게 안 되나보다. 참다못해 한 마디 하면 뾰족한 반응이 돌아오고 맞받아치다보면 화내는 상황만 만들어진다. 아침부터 험악한 분위기 만들기 싫어서 참고 하루의 마무리 언짢게 하고 싶지 않아서 참고. 그러다보니 내 속이 속이 아니다. 어차피 내가 대신 해 줄 수 있는거 아닌거 잘 아는데.. 자기 인생인거 잘 아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거기에 한 마디 얹고싶은건 살아보니 그때 그랬던게 후회되서, 나는 그랬지만 너는 안 그랬으면, 너는 세월이 지나서 후회하지 않았으면, 너는 나보다는 아쉽지 않은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 그런..

또 감기다. 이번엔 큰애다. 목이 아프다하고 고열이다. 서방말로는 요 몇 일 내가 집을 비운 시기에 얇디얇은 가죽잠바인지 비닐잠바인지를 입고 다녔단다. 패션에 대해 지적하면 똥 씹은 반응이 돌아오는데다 아침시간에는 특히나 더 뚱하니 가급적 심도있는(?) 대화는 삼가는 편이다. 아침 일찍 나가서 밤 늦게 들어오면서 똥폼 잡는다고 그러고 다니더니 제대로 감기에 걸린듯 하다. 한동안 감기 걸린적이 없어서 본인도 나도 당황스럽다. 오늘부터 기말고사를 대비한 학원보강들이 줄줄이인데 솔직히 어이가 없다. 아픈 애를 잡을수도 없고 내 속만 부글부글이다. 아우~ 스트레스. 병원은 9시전에 갔는데도 가는곳마다 대기실이 풀이다. 어제 작은애 데리고 간 소아과도 진료실마다 대기가 30명~60명이 넘던데 말이다. 고열이라 일..
다들 등교하고 출근한 후 집정리를 하며 동생이랑 통화하던 중 큰애가 들어왔다. 지금은 기말고사 기간. 오늘은 수학 한 과목 시험이다. 잘 봤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단 대답이 돌아온다. 어려웠단다.. 날씨도 우중충하고 내 마음은 더 우중충해진다. 아주 많이 우울해진다. 장마철 습도보다 내 마음의 습도가 더 높을듯 하다. 아이의 성적 하나하나로 기뻐하거나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자고 수십 번도 넘게 다짐하는데 그게 참 어럽고 안 된다. 오늘도 역시 슬프고 노엽고 그렇다. 맥이 풀리고 의욕상실이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