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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감기다. 이번엔 큰애다. 목이 아프다하고 고열이다.
서방말로는 요 몇 일 내가 집을 비운 시기에 얇디얇은 가죽잠바인지 비닐잠바인지를 입고 다녔단다. 패션에 대해 지적하면 똥 씹은 반응이 돌아오는데다 아침시간에는 특히나 더 뚱하니 가급적 심도있는(?) 대화는 삼가는 편이다. 아침 일찍 나가서 밤 늦게 들어오면서 똥폼 잡는다고 그러고 다니더니 제대로 감기에 걸린듯 하다. 한동안 감기 걸린적이 없어서 본인도 나도 당황스럽다.
오늘부터 기말고사를 대비한 학원보강들이 줄줄이인데 솔직히 어이가 없다. 아픈 애를 잡을수도 없고 내 속만 부글부글이다. 아우~ 스트레스.
병원은 9시전에 갔는데도 가는곳마다 대기실이 풀이다. 어제 작은애 데리고 간 소아과도 진료실마다 대기가 30명~60명이 넘던데 말이다.
고열이라 일단 진료전에 독감검사부터 하자고 했다. 검사결과는 헐~ A형 독감이란다. 이건 또 전혀 생각 못 한 결과다. 자그마지 5일 격리란다. 독감이 유행이란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우리집에서 생길 줄이야. 예방접종했다고 너무 마음을 놨나보다.
열 내리는 주사도 맞고 설명도 듣고 처방전을 받아서 약도 사고 다시 또 설명을 듣고. 평소에는 대충대충 설렁설렁 하던 설명들이 오늘은 아주 빡세다. 독감치료제라는 한미플루에 대한 주의사항이 아~주 길고 무섭다. 얼마전에 그 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사망한 청소년에 관한 뉴스를 본 기억이 있다. 오늘부터 당분간은 꼼짝말아 다. 집에 와서 큰애 밥 먹는 동안 각 방, 거실, 베란다 문까지 꼼꼼하게 잠금장치를 했다.

밥 먹고 약 먹고 자는 걸 보니 마음이 착잡하다. 아파서 안스럽고 시험이 코앞인데 그래도 차라리 지금 아파서 다행이다 싶고 하필이면 시험준비 시작할때 아픈게 짜증도 나고 오락가락이다.
엄마라는 사람의 마음그릇이 간장종지보다 작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