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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가 실패한 인강수업을 작은애한테 바톤터치 한 지 이제 4개월정도 되어간다. 큰애보단 비교적 잘 따라가곤 있지만 그래도 만족스럽지는 않다.
인강으로 바꾼 후부터 우연의 일치인지 내용이 어려워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수학 수행평가에서 내내 백점 혹은 90점대를 유지하던 애가 80점대를 받아오더니 얼마전에는 60점대를 받아와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었다. 덕분에 잠깐 느슨해졌던 작은애 학원계획이 다시 팽팽해졌다. 내년 초 계약기간만 끝나면 바로 때려치울 준비를 하면서 주변 학원들 탐방중이다.
처음 상담을 받을때 했던 인강센타의 온갖 미사여구들은 이미 믿지도 않고 기대도 않는다. 제일 중요한건 내 아이가 열심히 잘 따라가는거지만 일단 내 아이들은 인강이랑 맞는 타입이 아니란거 뼛속에 새길만큼 깨달았고 또 다른 하나 작은 위로라면 비단 우리 아이들만 그런건 아니라는걸 이번에 친구들 모임을 하며 알았다는 거다. 다들 하나같이 길게 짧게 실패의 경험들이 있었다. 이구동성 우리 동기애들은 인강은 안 맞는다는 웃픈 결론을 내려줬다. 코앞에서 지도해도 말을 안 듣는데 모니터속, 전화기속 지도가 먹히겠냐는거다. 백퍼 인정.. 깜박했더랬다.
처음 인강상담을 할때 그래도 좀 많이 괜찮네 하고 착한 수강료만큼 혹했던게 담임제였었다. 담임선생님이 아이들 과목선생님들에게 아이들 수업자세부터 여러가지 코멘트들을 받아서 매주 아이와 상담을 하고 부족한 부분 보강강의도 넣어준다고 했었다. 숙제를 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어 카톡으로 상담하면 언제든지 선생님이 설명해준다고도 했다. 인강말고 학교숙제도, 학원숙제까지 말이다. 교무실은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는 상시 통화가능, 문자가능하니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던가.
그렇게 자랑하던 담임제는 일주일에 한 번 아이에게 공부 잘하고 있니? 네! 예습, 복습 열심히 해야한다 라는 형식적인 통화와 학부모에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복습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지도하겠습니다 라는 예의있는 문자 가 끝이었다. 그나마도 6개월만에 담임제를 종료한다는 문자를 받았더랬다..
전에 과학 수행평가의 방향을 못 잡아서 골머리를 앓던 큰애한테 인강선생님한테 지도코멘트를 받아보라고 했었었다. 돌아온 답이 도움이 될만한 동영상 강의 몇 가지를 들어보라고 했던가. 수학문제 푸는게 어려워서 선생님께 톡으로 질문했더니 하루가 넘어가도 읽지도 않는 경험을 몇 번 하고난후 담임제 종료때까지 큰애는 센타와 형식적인 응답외엔 어떤 교류도 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본인이 질문하고 전화하고 찾아보고 하는 스타일의 학생이 아니고 정말 수동적이거나 시키는것만 하거나 하는 스타일의 학생에게는 효율성 꽝인 수업인셈이다. 수동적, 시키는것만 공부하는 아이=나의 큰애라는거. 또 깜박했었다.. ToT
작은애는 아직까지 그럴만한 일들이 없어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어제 다시금 나를 일깨우는 일이 생겼다.
싱가포르에 사는 서방 고모님이랑 사촌동생 부부가 왔다가 귀국하기전에 다같이 식사하자고 해서 서방이랑 작은애가 다녀왔었다. 큰애는 학원때문에 갈수가 없고 큰애 귀가시간을 생각하면 내가 집에 있어야 할것 같아 둘만 보낸거다.
서방이랑 작은애 배웅을 하고나서 생방송 화상수업 시간에 참가 못한다고 다음 수업전까지 녹화수업을 들어두겠다고 센타에 톡을 보내고선 깜박하고 있었다. 그리고 몇 시간후에 다른 톡을 확인하다가 내가 보낸 톡이 오류가 나서 미전송된걸 알았다. 시간을 확인하니 이미 수업은 다 끝난 시간. 아이가 얘기도 없이 화상수업에 결석을 했는데도 센타측에선 무소식인거다. 어이상실. 최소한의 관리도 안 한다는 얘기다. 재전송을 했더니 5분만에 재깍 답이 왔다. 네, 알겠습니다 라고. 뭘 알겠다는거지? 안 그래도 오늘 수업에 참가를 안 해서 확인한다는게 늦었습니다 가 맞는거 아닌가 싶었지만 따질 기분도 열정도 없어서 관뒀다. 할 놈만 해라, 따라올 놈만 따라와라 그건가 보다. 입맛이 썼다.
하긴. 모든 사교육이 그렇듯, 모든 공교육이 그렇듯 거기서 하는 말만 들으면 대한민국에 왜 공부 잘 하는 사람, 못 하는 사람이 갈리고 성공과 실패가 생길까. 제일 앞 베스트만 보고 맨 뒤, 가운데는 보지도 않은 내가 문제지. 애들 키우는 인생에 또 하나의 달갑지않은 경험치를 쌓았다.
인강후기 검색하면 다들 성공기만 있더만 왜 나는 거기에 없을까 하는 그런 하나마나한 생각이 든다. 내 애들이 문제인건지 다른 애들이 특별한거지 아직 모르겠다. 세월이 더 많이 지나면 아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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