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큰애가 인강 들을 준비를 하면서 나한테는 학교 수행평가 숙제한것을 프린트 해 달라고 부탁했다. 큰애가 수업을 듣는 동안 프린트를 하고선 내용을 읽어봤다. 그냥 보고서였다. 책에 나와있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내용들 정리해서 요약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없었다. 나중에 수업듣고 나온 큰애한테 프린트 한 것을 주면서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던졌다. 줄거리 요약본이냐고. 그랬더니 다들 그렇게 한다며 퉁퉁대고 들어갔다. 자기딴엔 열심히 한건데 딴지건다 이거다. 얼마전에 학교에서 진행한 진학상담때 선생님께서 그랬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의 조언도 선생님의 조언도 듣지 않는다나. 오직 자기네들끼리 서로의 개똥같은 조언들만을 믿고 신봉한다고. 나는 친구가 아니라 엄마라서 조언이 조언같지 않고 잔소리 ..
아빠가 퇴직을 하신지도 벌써 시간이 꽤 흘렀다. 남들은 60대에 한다는 퇴직을 아빠는 70세에 하셨으니 대단한 거다. 주위에서도 축하했고 가족들도 진심으로 아빠의 휴식을 응원했다. 아빠가 퇴직을 한 이후에도 일과 관련된 회사들에서는 아빠가 아예 고정직으로 와 주길 희망하는 곳들도 있었고 그렇진 않더라도 간간히 소일거리 삼아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그렇게 지내면 될듯 했다. 엄마랑 같이 산책도 다니고 친구분들도 만나고 여행도 다니시면서 그렇게 사실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에 엄마랑 아빠 사이의 토닥거림도 바뀐 생활에 대해 적응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말로도 자기는 아빠가 퇴직을 하시고 난 후에야 자기 아빠가 그렇게 화를 잘 내시고 깐깐하고 그렇다는걸 처음 알았다고 했으니 말이다. 적응하는데 몇 년은 걸..
하루에 한 번이라도 안 싸우면 온 몸에 가시가 돋는 것도 아닐텐데.. 요즘 큰애랑 나는 서로에게 짜증과 화로 스트레스를 잔뜩 받고 또 잔뜩 주고 있는 중이다. 큰애가 짜증을 내면 그 순간에 너무 화가 나서 도무지 그냥 넘어가지지가 않는다. 서방은 그냥 못 들은척 하라지만 그러기엔 내 속이 너무 얕고 너무 거친가보다. 아침에 깨우면 안 일어나고 5분만, 1분만 하다가 결국은 오만상을 쓰고선 느릿느릿 간신히 일어난다. 세수하는데 5분, 양치하는데 5분. 것도 제대로 안 해서 눈곱이 그대로인 때도 다반사다. 아침도 먹기 싫다고 짜증이다. 밥을 주면 밥이 싫고 빵을 주면 빵이 싫단다. 아침부터 울화통이 터진다. 나가야되는 시간인데도 세월아 네월아다. 지난번엔 어찌나 화가 나는지 그냥 내버려뒀더니 완전 지각. 그..
작년 연말에 잠시 한국에 나왔었던 애들 고모가 몇 일전에 다시 미국으로 들어갔다. 나 결혼하기 전에 결혼해서 미국으로 갔었기땜에 난 지금까지 3번정도 만난게 다다. 그런데 외모나 성격이 서방이랑 완전 판박이다. 너무 똑같애서 그런건지 둘은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데 중년이 된 지금도 여전하다. 말하는건 앙칼진데 속은 물른것까지 어쩜 그렇게 다들 한결같은지 모르겠다. 출국시간이 새벽이다보니 어머니집에서 당일에 출발하기엔 시간이 너무 이를것 같아서 서방이 공항근처 호텔에 예약을 하고 마지막 날 밤은 그곳에 다들 모여 저녁식사를 했다. 나는 그날 오전부터 작은애가 아파서 못 가고 서방이랑 큰애만 보냈는데 다녀온 서방 표정이 썩 밝지가 않았다. 식사후 아주버님 가시고 룸에서 차 마시면서 얘기하다가 어린 시절 얘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