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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닭 두 마리를 한데 묶어파는 패키지 상품을 보고선 즉석에서 결정한 오늘의 저녁메뉴, 삼계탕이다.
처음에야 요리책 펼쳐놓고 닭 손질부터 난리난리 쳤지만 이젠 몇 번 해봤다고 두려움(?) 없이 닭부터 손질 들어가는데.. 오늘은 시작부터 뭐가 자꾸 꼬인다. 난 삼계탕 끓일때 닭껍질을 다 벗겨내는데 평소에는 쭉쭉 잘 벗겨지던 껍질이 오늘따라 자꾸 끊어지고 미끄러진다. 간신히 한 마리 껍질 벗겨서 지방 대충 떼내고선 두번째 닭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는데, Oh my god! 자꾸 미끄러지는 닭을 꽉 잡고 껍질을 벗기다가 그만 닭 허리를 부러뜨려 버린거다. 거기에 엉덩이쪽 지방덩어리를 가위로 자르다가 그만 엉덩이살도 팍.. T.T 허리는 부러져서 덜렁거리고 엉덩이는 벌어지다 못해 거의 개복수술한것처럼 되버렸으니 불린 찹쌀을 넣고선 아무리 꼬챙이로 찔러대도 엉덩이가 다물어지질 않는다. 대충 싸매서 큰 냄비에 곱게 눕혀서 물 붓고 끓이면서 한 숨 돌리나 했더니 마지막 하이라이트. 거품 걷어서 싱크대에 버리러가다가 음식물쓰레기 모아둔 통이랑 부딪히면서 거품 담은 그릇을 주방 바닥에 내동댕이쳐버렸다. 정말 되는게 없다.
이래저래 간신히 끓여내서 그릇에 담는데.. 역시나. 엉덩이살 잃어버린 얘가 뱃속에 든 찹쌀을 국물에 다 뿌려버렸다. 국자로 냄비바닥을 헤집어서 간신히 긁어모아 그릇에 나눠담아 내가니 그래도 다행스럽게 맛있게 잘들 먹는다. 그동안 했던 고생이 헛되진 않다. 하지만 이제 당분간은 삼계탕 절대 안 끓일꺼다. 적어도 내년 복날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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