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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엔 내가 아파서 동생이랑 엄마랑 교대로 불렀었는데 요번주는 동생이 아프다. 오늘까진 주말이라 남편이 같이 있지만 월요일부터는 혼자 있어야 하는데 몸이 안 좋으니 마음도 약해지는지 바쁜 일 없으면 와 줄 수 있냐고 톡이 왔다.
난 가끔씩 감기로 앓아눕지만 동생은 그런 일이 거진 없다보니 이런 호출도 첨인듯 싶다. 마침 엄마는 내일 친구분들이랑 점심식사 약속이 있다시니 지난 주말 빚도 갚을겸 내일은 이 몸이 간만에 언니노릇 하러 가기로 했다.
이렇게 얘기하니깐 나랑 동생 사이가 참 애틋한 자매간인것 같지만 사실 나랑 동생은 둘다 고등학생때까지 부모님이 우리를 외동딸로 낳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참 컸다.
동생이랑 나랑은 외모서부터 성격까지 공통점도 거의 없었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나는 나를 방해하거나 따라다니려는 동생을 무진장 귀찮아했고 무조건 언니옆에 붙어다니려는 동생과는 초등학생 시절을 지나면서부터 무진장 싸웠다. 중학생 시절을 지나 고등학생이 되면서는 그 성향차가 더 뚜렷해졌다. 학창시절 나름 모범생과로 자리잡았던 나랑 정말 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던 동생과는 극과 극의 시절을 보냈고 집에서 우리 자매가 얼굴을 부딪친다는건 전쟁에 버금가는 사건이었던 시간들이었다. 오죽하면 우리 아빠가 속상해서 울기까지 하셨을까..T.T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사이가 조금씩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서로의 생활이 바쁜데다가 그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되기전에 내가 결혼으로 독립해 버렸고 다시 얼마후엔 동생도 결혼하면서 각자의 삶이 완전히 분리되어 버렸다.
그랬던 우리가 다시 어린 시절의 자매사이로 돌아간건 언제부터였을까?
각자의 결혼생활에 고군분투하면서, 우리가 같이 나이들어가면서 또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가는걸 실감하면서 부터였던것 같다.
남편에 대해, 시댁에 대해, 아이들에 대해, 우리들의 삶에 대해, 우리들의 부모님에 대해 누구보다도 마음 터놓고 얘기할 수 있고 충고할 수 있고 충고 받을 수 있고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는 그런 사이의 사람은 결코 흔치 않으니까..
부모님은 우리 둘한테 가끔 얘기한다.
우리를 자매로 낳아준게 엄마랑 아빠가 우리한테 해 준 큰 선물이라고 말이다.
다른 더 큰 선물도 주셨으면 더 좋긴하겠지만 어쨋든 그 말에는 지금 우리 둘 다 진심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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