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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에 앉아있는데 서방이 내 무릎에 기대 누웠다. 습관처럼 서방머리를 만지작거리다가 눈에 띄는 흰 머리카락을 몇 개 뽑았다. 얼마후에 테이블위를 보니 뽑아낸 흰 머리카락이 제법 쌓여있었다. 머리카락 뭉치가 하얗게 보일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서방머리는 변한게 없었다. 보통은 이정도 뽑았으면 적어도 그 부분은 흰 머리가 안 보이는게 정상인데 오늘은 아니다. 아직도 흰 머리는 엄청 많이 보이고 그걸 다 뽑았다간 서방이 대머리가 될 지경이었다. 언제 이렇게 흰 머리가 늘었나 싶었다.
원래 군데군데 새치가 있던 나랑은 다르게 서방은 흰 머리가 거의 없었다. 머리카락도 굵고 직모인데다 까만 머리카락이 반질반질 윤기가 났었는데 머리카락도 많이 가늘어졌고 흰 머리도 제법 많이 보이는게 나이든 티가 났다. 그나마 변하지 않은건 머리카락 윤기뿐. 뽑아낸 흰 머리카락 뭉치가 반짝반짝한다.
마누라랑 자식들 먹여살리느라 몸고생, 마음고생 하는게 이렇게 나타나나 보다. 마음이 짠했다. 젊고 기운 넘쳐서 세상이 뭐든 내뜻대로 되는 줄 알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 그런 시간은 갔나보다. 지금 여기엔 지켜야 할게 많다보니 매사 조심조심, 노심초사 하는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