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의 일상 이야기

여름휴가.. 2. 리조트

레스페베르 2023. 8. 17. 12:43

더위에 지치고 사람에 지쳐서 결국 폐장시간까지 못 놀고 먼저 나와서 리조트 체크인을 했다. 숙소에서 씻을 생각으로 워터파크에선 그냥 대충 닦고 나왔는데 프런트까지 가는 중에 몸이 거진 말랐다. 염소성분이 든 물 때문인지 마른 머리카락이 철사줄같다. 아쿠아슈즈가 오래되서 그런건지 원래 그랬던건지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얼른 체크인하고선 샤워하고 에어컨 틀고 침대에 늘어지고 싶었다.

체크인까진 무난무난했다. 직원은 친절했고 엘리베이터에서 좀 멀다고 안내받았지만 그정도쯤이야. 나랑 작은애는 먼저 숙소로 올라가고 큰애랑 서방은 나머지 짐을 가지러 주차장으로 갔다. 키로 문을 열고 들어서니 깔끔한 룸이 나를 반긴다.

기분좋게 들어서는데..
어라? 입구쪽 싱크대 상판에 웬 뜯다만 생수묶음팩이 올려져있다. 냉장고마다 2병씩 넣어두고선 깜박하고 나머지를 놓고갔나 하고 들어서는데 먼저 들어선 작은애가 침대가 이상하단다. 침대머리맡 베개 두 개가 커버가 씌어지다 만건지 벗겨지다 만건지의 상태로 올려져있다. 이불은 정리하다 만건지 정리하려다 만건지 흐트러져 있다. 정리의 마무리가 안 된건지 정리를 하다가 만건지 헷갈리는 상태는 찜찜하다. 프런트로 전화하니 정리가 미흡했나 보다며 다른 룸으로 바꿔준다고 키를 갖고 1층으로 와달란다. 피곤해서 짜증났지만 그럴수도 있지 하고 다시 1층으로 가서 키를 바꿔왔다. 나가면서 보니 방바닥에 누군가가 흘린듯한 얼룩자국도 있다. 쩝..

처음 룸은 13층 홀수층인데 바뀐 룸은 16층 짝수층이다. 결국 짐 전부 다 가지고 다같이 1층 갔다가 다시 새 룸으로 올라갔다. 들어가자마자 순서대로 샤워하고 에어컨 틀고 짐 풀고 냉장고 정리하는데..

냉장고속에 누가 김치국물을 흘려놔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아우.. 근데 이번에는 뭐라 하기도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내가 슬쩍 닦고 말았다. 이제는 좀 쉬어야지~ 밥만 좀 해놓고 쉬어야겠다 하면서 돌아서는데 어랏? 이번엔 밥솥이 없다? 싱크대 선반을 열어보니 냄비도 없고 후라이팬도 없고 밥그릇도 없다. 이건 또 뭔 일이래. 다시 프런트로 전화했다. 근데 대답이 가관이다. 새 룸은 세미취사룸이라 밥솥같은 조리기구가 없다는거다.

나는 분명히 취사룸을 예약했었고 룸정리가 되지않아 바꿔준거라면 당연히 같은 취사룸을 배정해야 하는것 아닌가? 거기다 세미취사란건 처음 들어봤다. 클린룸 아니면 취사룸 이런 선택지만 봤지 세미취사는 뭐? 취사를 하다마는건가? 그리고 안내를 룸 바꾸기전에 해야지 전화할때까지 아무 안내도 없다가 전화하니 그제서야 그럼 어쩌죠 란다. 그러더니 혹시 룸을 사용했냔다. 다시 룸을 바꿔주자니 룸청소가 귀찮았나보다. 근데 룸을 사용했으면 뭐 어쩌란건지.

짜증이 난 서방이 우리한테 어쩔꺼냐고 물어보지 말고 어떻게 하겠다 라고 얘기해달라 하니 그제서야 잠시후에 다시 전화를 준단다. 그리고 5분뒤에 부족한 취사도구를 가져다주겠다고 전화가 왔다. 처음엔 밥솥이랑 밥그릇을 가져오고 냄비랑 후라이팬은 또 따로 가져오고. 결국 가위는 빼먹고 안 가져왔는데 그냥 얘기 안 했다. 내가 더 지쳐서. 덕분에 봉투 자를때마다 무딘 칼로 자르느라 고생 좀 했다.

여기 직원들은 우리의 컴플레인을 타당하게 받아들였을까 진상이라고 생각했을까. 서비스직이 힘든거 나름 안다고 생각하기에 어지간한건 그냥 넘기는 편인데 가끔 보면 당연한 것을 요청하는것도 귀찮아하고 싫어하는듯 보인다.

아무튼!
극성수기, 골드시즌, 휴가 막바지 이런 것들이 전부 합쳐진 결과가 이렇다. 청소하는 분들은 바빠서 힘들고 고객들은 예민하고 직원들도 힘들고. 성수기는 집에서 편하게 쉬면서 맛난거 먹는게 제일이다.

저녁은 사간 밀키트 부대찌개에 햄이랑 이것저것 더 넣고 찌개 끓여 맛나게 먹고 간식으로 옥수수튀김 만들어 먹고 시원하게 잘 쉬었다. 시작은 난리법석이었지만 그래도 알차게 마무리 했으니 그럼 된거겠지.

고객센터에 고객소리 한 마디 남길까 하다가 말았다. 좋은게 좋은거지 라는 나름의 배려기도 하고 또 뭐.. 그럴 에너지도 없다. 너무 진이 빠져서..

'나의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험접수..  (0) 2023.08.23
윈도우 or 애플 ..  (0) 2023.08.21
여름휴가.. 1. 워터파크  (0) 2023.08.15
마음만 지식이 고프다..  (0) 2023.08.12
사고쳤다.. T.T  (0) 2023.08.1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