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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얼마전 엄마, 아빠랑 오랜만에 같이 저녁을 먹었다. 분위기는 하하호호 좋았다. 중간에 내가 한 번 욱 할뻔한 것만 빼면 말이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그냥, 진짜 그냥 한 번 물어봤었다. 아빠 이번에 자동차세 얼마 냈냐고. 연식이 오래된거라 50% 감면은 받겠지만 그래도 cc때문에 좀 나왔을듯 해서 물어본거다. 한 40만원 정도 나왔다고 했다. 너무나도 해맑게 차가 크잖아~ 하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욱한거다. 뭐하~라고 짜증섞인 말이 튀어나오려는데 테이블 밑으로 서방이 발을 밟았다. 하지말라는 소리다. 그렇지. 하면 뭐하나. 어차피 말도 안 들을꺼고 기분좋게 밥 먹다가 서로 감정만 상할텐데 말이다. 나 혼자 속상하고 말지 셋이서 속상할 필요는 없을꺼다. 의미없는 짓이다.
사실 뭐하러 쓸데없는 돈을 낭비하냐고 하고 싶었다. 좀 있으면 자동차보험도 갱신하느라 또 돈이 나갈텐데 말이다. 모시고 사는 차때문에 통장에서 빠져나간 40만원이라는 그 돈이 너무 허망해서 나는 속상하고 아까워죽겠다. 빡빡한 살림을 꾸려가면서도 의미없는 돈을 그렇게 지출하면서 본인들이 만족한다는게 더 화가 난다.
나는 엄마나 아빠가 조금만 더 실속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남들한테 보여지는 모습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 나이엔 운전 안 해도 없어보이지 않는다. 차가 없어도 괜찮다. 큰차, 좋은 차를 자랑할 나이는 이제 아니지 않나싶다. 근데 아직도 남들이 본인들을 어떻게 볼까 걱정하는게 싫다. 나이들어서 이제 운전도 못 한다고 무시할까봐, 나이들어도 우리는 아직 건재하다고 보여주고 싶어서 차에 더 집착하는것 같다. 미련한 짓인데 본인들은 인정하려고 안 한다. 이상한 것에 미련을 못 버린다. 남들이 우와~하는 그런 허망한 소리가 뭐가 그리 만족스러울까. 그냥 남인것을. 자식들이 우와~하는게 더 가치있을텐데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고집은 세지고 귀는 닫아버리고. 속상해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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