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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나 인스타나 여기저기 구경하다보면 세상엔 진짜 잘난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외모가 출중하거나 노래를 정말 잘 하거나 연기를 잘 하거나 패션센스가 탁월하거나 금손이거나.
가끔 우울한 날에는 도대체 내가 가지고 있는 재주는 뭔가 하는 생각을 한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는데 나는 무슨 재주가 있나.. 못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탁월한 외모도 아니고 몸매가 환상적인 것도 아니고 패션테러리스트만 겨우 면했고 요리 똥손, 만들기 똥손, 천재도 아니고, 경제감각이 탁월한 것도 아니고, 부지런하거나 열정적이지도 못 하고. 그렇게 하나하나 짚다보면 도대체 내가 가진건 뭘까, 내가 할 수 있는건 뭘까 싶어서 극도로 우울해진다. 한 발 더 나가면 아무것도 물려준것 없는 부모를 원망하고 또 거기서 한 발 더 나가면 나 역시 내 아이들에게 줄게 없다는게 슬퍼진다.
유투브나 인스타속에는 온갖 신기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넘쳐난다. 세상에는 어쩜 저렇게 재주 있는 사람들이 많을까? 어쩜 그 많은 재주중 나는 거기에 해당되는게 하나도 없을까..
동생도 가끔 그런 이유로 한탄을 한다. 같은 부모밑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 비슷한 생각도 하겠지. 그렇지만 동생은 금손까진 아니라도 최소 은손은 된다. 요리도 좋아하고 잘 하고 홈패션도 제법 한다. 매해 명절마다 조카한테 한복도 직접 만들어 입히고 우리애들 어렸을때도 종종 옷을 만들어줬다. 베이킹도 잘 해서 예전에는 빵이나 과자도 만들어 선물하곤 했다.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도 그나마의 재주는 동생한테 몰빵이다. 동생은 엄마, 아빠한테서 온 성격적 결함은 다 자기한테 몰빵이라며 억울해하지만 나라고 그다지 성격이 온화하거나 인내심이 강하거나 그렇진 않다. 최대한 억누를뿐이지. 내가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면 애들한테 파노라마 같은 얼굴을 보이진 않을꺼다.
날이 흐려서 그런거지 자꾸만 굴을 파고 들어가 앉아있게 된다. 사회생활이라도 꾸준하게 했다면 최소한 우물이라도 하난 팠을텐데..
나는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나는 그 자리에서 도태되고 있는 기분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도 아닌것 같고 서방의 짐을 나눠질 능력도 없고 사회에선 그저 잉여인간이 된것같다. 마음이 너무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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