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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이야기

아이친구 엄마..

레스페베르 2024. 5. 4. 18:40

큰애의 사회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 항상 느꼈던 거지만 아이의 친구엄마들이랑 어울리거나 만나는건 언제나 뭔가 어렵고 뭔가 조심스럽고 뭔가 불편하다. 내 말이나 행동을 실수할까봐 신경써야 하고 내 속에서 그 집 아이와 내 아이, 나와 그 엄마가 비교되는 게 생길까봐도 신경써야 한다. 큰애 초등 저학년때 얌전한 범생 스타일의 친구와 장난꾸러기인 내 아이가 자꾸 비교되는 바람에 한동안 혼자서 마음고생을 했더랬다. 친구엄마랑 내 성향이 맞다고해서 아이들이 맞는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맞다고 엄마들도 맞는건 아니었다. 나랑 마음이 잘 맞는 엄마는 애들 성향이 너무 달라서 같이 만나면 애들이 서먹했고 애들끼리 친했던 한 엄마는 나랑 너무 달라서 진이 빠지곤 했었다. 덕분에 한동안은 나도 큰애도 꽤 마음고생을 했던것 같다.

큰애 초등 2학년부터 도저히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학부모 모임과는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혹시 나때문에 아이의 친구관계에 문제가 생길까 무지 걱정했다. 걱정이 무색하게 큰애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초딩, 중딩, 그리고 고딩시절을 보내고 있다.

큰애 초딩친구 엄마들중에 영혼의 단짝들이라고 다들 죽고 못 사는 모임이 있었다. 난 1년만에 어영부영 도저히 안 되겠어서 작은애 핑계로 안 나갔었는데 6학년때 오랜만에 학교 공개수업때 봤더니 다 쪼개져 있었다. 애들끼리 싸우면서 엄마끼리도 서먹해지고 그랬단다. 결국은 애들끼리 우정인거지 엄마들은 사회생활에서 만난 사이였던 것 뿐이었다. 안 그런 사람 있으면 그건 진짜 행운이다.

참 다행스럽게 작은애는 엄마의 친목과 상관없이 자기만의 친구생활에 충실하고 있다. 가끔 친구네 집이나 우리집에서 같이 놀게 데려다주고 데리고오고 그러면서 인사하는 정도? 딱 그 정도의 관계가 좋다. 큰애때는 학년초부터 각종 학부모모임때문에 얼굴을 아는 사람이 많았지만 작은애는 코로나 시기가 꽤 길어서 학부모모임이 아예 없었다. 그러다보니 사는 아파트가 다르고 유치원도 다 달라서 아는 엄마가 아예 없었었다. 요근래 친구집에 왕래를 하면서부터 얼굴만 아는 몇몇이 생긴 정도다. 그래도 친구관계가 원만하니 다행이다.  

지난 주말 작은애가 친구랑 같이 키즈놀이터를 가겠다고 하는 바람에 기다리는 2시간동안 작은애 친구엄마랑 둘이서 정말 오랜만에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다. 워킹맘이다보니 본인도 다른 학부모들이랑은 잘 안 어울려서 아는 사람이 없다나? 전업인 나도 같은 처지인데 ^^; 오랜만에 조심조심 예의바르게 신경쓰면서 얘기하고 집에 컴백하니 은근히 진이 다 빠졌다. 뭔가 실수한건 없겠지?

학부모 사이는 진짜 적당한 거리가 딱 좋다. 너무 가까우면 꼭 탈이 나더라.. 큰애때 배운게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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