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일전 동생이랑 실컷 엄마 뒷담화를 했다. 근데 우리 엄마가 참 감이 좋다. 오늘 오전에 갑자기 전화가 왔다. 날이 더워졌다며 서방이랑 내가 좋아하는 콩국을 해준단다. 내가 좋아하는 미나리나물이랑 미나리강회까지 해서 오후에 갖다주겠단다. 들깨미역국에 물김치에 엄마표 쌈장에 텃밭상추까지 한 보따리는 족히 되겠다. 우리끼리 전화통화할때 혹시 혼선이 되서 우리 통화를 들었나? 내 블로그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 엄마가 봤을리도 없고 봤다해도 난지 모를텐데? 오랜만에 냉장고가 꽉 찼다. 자아반성 하는 중이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
이틀전에 저녁으로 돈까스를 배달시켜먹었다. 가족수대로 시켰더니 작은애껀 거진 반정도가 남았었다. 그럴줄 알고 애초에 소스를 다 안 붓고 찍어먹게 해서 남은건 깨끗했다. 다음날 간식이나 밥반찬으로 먹일 생각에 반찬통으로 옮겨서 냉장고행. 어제는 계속 식사때마다 다른 것들만 먹느라 돈까스를 안 먹었다. 그리고선 오늘 점심을 궁리하다가 큰애는 어제 엄마가 준 얼큰한 소고기무국, 작은애는 돈까스덮밥을 해 주려고 냉장고를 뒤졌다. 근데 아무리 뒤져도 넣어둔 돈까스가 없는거다. 제일 윗단부터 마지막 서랍속까지 다 뒤져도 없다. 그거 아니면 작은애껀 메인메뉴가 없는데. 갑자기 뭘 하자니 재료도 없고 시간도 어중간. 난감하기도 하고 짜증도 났다. 설마설마하며 냉장고속 돈까스 혹시 누가 먹었냐고 했더니만 작은애가 엄청 ..

엄마랑 아빠가 바리바리 싸들고 딸네집들을 한 바퀴 돌았다. 집에서 노는 애들 둘이랑 씨름하느라 지친 큰딸이랑 2살짜리랑 집에서 씨름하느라 세상 우울한 작은딸을 위한 엄마, 아빠의 서프라이즈다. 텃밭에서 딴 상추에 코다리조림, 파김치, 양념깻잎, 쑥국, 잡채, 집에서 만든 누룽지, 손주들이 좋아하는 할머니표 찐감자에 사위가 좋아하는 말린 망고, 아빠가 예전에 어디 놀러갔다가 장터에서 뽑았다는 대형 달고나까지 한 보따리다. 오늘 저녁반찬은 따로 신경 안 써도 될것같다. 조만간 감사의 뜻으로 봄꽃다발 한 번 보내드려야겠다.. ^^
아빠가 주말농장에서 농사지은 가지를 몇 개 주셨다.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가지요리는 가지나물 한 개뿐이니 뭘 해먹을까 하는 고민은 할 필요도 없다. 요리책에서는 가지를 칼집내서 찜통에 5분간 찌라는데.. 꼭 요리 못 하는 사람들이 어설프게 하는 꼼수를 또 부려봤다. 찜통 올리기가 귀찮아서 전자렌지에 돌린거다. 그래도 꽤 부드럽게 잘 익어서 성공했구나 싶었는데.. 껍질이 어찌나 질긴지 이빨 약한 사람은 먹지도 못하겠다. 국간장이랑 고춧가루, 참기름 등등 넣어서 조물조물 무쳐주니 그래도 부드러운 부분은 꽤 먹을만하다. 예전에 나 어렸을때 방학만 하면 동생이랑 시골할머니댁으로 놀러가서 방학내내 있었는데 그때 매 끼니 밥상에 올라왔던 기본반찬중 하나가 가지나물이었다. 어렸을땐 손도 잘 안 댔었는데..
저녁거리 장보러 가야하는데 게으름 피다가 해는 지고 날은 춥다. 집안을 이리저리 뒤져보니 간단하게 참치랑 묵은지 가지고 참치김치찌개를 끓일수 있겠다. 두부가 1/4쪽 정도밖에 없어서 추가로 남아있던 스팸이랑 2쪽 남은 총각김치도 넣어서 푹 끓여 저녁밥상에 올렸다. 그런데 서방이 태클을 건다. 애들은 신나서 맛있게 먹는데 서방은 깨작깨작이다. 같이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내가 그 의미를 모를까.. 오늘 기대하고 있던 저녁밥상이 아니라는 거다. 반찬도 요 몇 일 비슷한 것들이 계속 올라오고하니 자기 맘에 안 든다는 무언의 투정이다. 그리고 참고로 나는 반찬투정을 정말 싫어한다. 어머니께서는 아주버님이랑 서방의 입맛대로 항상 식단을 준비하셔서 그게 너무 당연한 줄 알고 큰 서방인지라 결혼하고서도 나한테 그런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