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데리고 양평쪽으로 오랜만에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나간 김에 저녁 먹으러 들른 곳은 서방이랑 연애할때부터 다녔던 고기완자집. 서방이 여기 고기완자를 무지무지 좋아해서 양평쪽으로 놀러올때면 거의 매번 들렸었던 곳이다. 큰애 임신중일때는 나 단백질 섭취 많이 해야 한단 핑계로 여기서 완자를 포장해오기도 했었으니깐 말이다. 마지막으로 왔었던게 한 5,6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가게 모습은 기억속 모습이랑 별로 달라진게 없는것 같다. 8시가 조금 못 된 시간인데 일찍 해가 져서 그런건지 엄청 썰렁한 느낌이다. 애들이랑 서방 위한 완자 한 접시랑 서방이랑 내 비빔냉면 2개, 큰애 위한 갈비탕 1개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깐 금세 따뜻한 완자 한 접시가 나온다. 여기 완자는 간장소스에 찍어먹는것도 좋지만 ..
서방은 주말동안 애들이랑 내가 엄청 한가롭다고 생각했었나보다. 나름대로 정해진 스케쥴이 있기 때문에 생각처럼 그리 여유롭지만은 않은게 현실인데 말이다. 특히 큰애는 매일매일 해야할 숙제가 정해져 있고 주말에 해야만 주중이 한결 여유로운 것들이 있기에 더 그렇다. 서방은 나한테 매번 주말엔 애들 실컷 놀게 해 주라 당부하지만 큰애는 성격상 미루고 미루다가 뒤늦게서야 허겁지겁 숙제하거나 하기 싫어서 밍기적거리다가 숙제에 온 하루를 다 잡아먹어버리곤 한다. 맘 같아선 하기 싫으면 다 때려치우라 하고싶지만 그랬다간 아예 손 다 놔 버릴까봐 때론 달래고 때론 윽박지르는게 보통 주말의 우리집 모습이다. 그런데! 큰애가 한창 숙제중인 토요일 오후에 갑자기 서방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토요일 밤에 당장 여행을 떠나자는 ..
편의점에서 재밌는 걸 찾았다. 한컵 우유맛 이란 음료다. 우유라면서 그냥 상온에 나와있고 또 아주 가벼운 것이 우유가루가 들었단다. 우유가루를 뜨거운 물에 타서 먹는 거라는데 어릴때 엄마가 타줬던 기억이 있다. 난 그 맛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었고 병에 든 우유가 내가 기억하는 최고의 우유지만 아무튼! 어렸을땐 먹어라 먹어라 해도 싫더니 나이든 지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면서 꼭 한 번 마셔보고 싶어서 얼른 샀다.. ^^ 비닐을 개봉하니 종이컵 안에 종이스푼이랑 우유가루가 든 봉지가 들어있다. 봉지 뜯어서 컵에 붓고 뜨거운 물 부어주고 종이스푼으로 저으면 끝. 냄새를 맡아보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훅 난다. 한모금 마시니깐 달달하고 부드러운 우유맛이 느껴진다. 정말 어릴때 마셨던 그 맛이다. 아..
아빠가 주말농장에서 농사지은 가지를 몇 개 주셨다.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가지요리는 가지나물 한 개뿐이니 뭘 해먹을까 하는 고민은 할 필요도 없다. 요리책에서는 가지를 칼집내서 찜통에 5분간 찌라는데.. 꼭 요리 못 하는 사람들이 어설프게 하는 꼼수를 또 부려봤다. 찜통 올리기가 귀찮아서 전자렌지에 돌린거다. 그래도 꽤 부드럽게 잘 익어서 성공했구나 싶었는데.. 껍질이 어찌나 질긴지 이빨 약한 사람은 먹지도 못하겠다. 국간장이랑 고춧가루, 참기름 등등 넣어서 조물조물 무쳐주니 그래도 부드러운 부분은 꽤 먹을만하다. 예전에 나 어렸을때 방학만 하면 동생이랑 시골할머니댁으로 놀러가서 방학내내 있었는데 그때 매 끼니 밥상에 올라왔던 기본반찬중 하나가 가지나물이었다. 어렸을땐 손도 잘 안 댔었는데..
요즘 나는 오전에 애들 학교랑 유치원 보내고 나면 바로 병원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온다. 작은애가 유치원을 다니면서부터 제일 좋았던것중 하나가 이렇게 혼자 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단 거였다. 그전엔 항상 작은애랑 같이였고 그럴수 없는 자리는 엄마를 호출해 맡겨놓고 급하게 볼 일을 보곤 했었기에 지금의 이 자유시간이 얼마나 즐거운지.. ^^ 지금 물리치료를 받는 이 병원은 손님들이 정말 많은데 그러다보니 항상 많이 바쁜 곳이다. 오늘도 접수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대기실에 어린 여자아이와 같이 온 엄마가 있었다. 환자 보호잔가?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엄마본인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온 거다. 딸아이는 엄마가 치료받는 동안 엄마침대에 같이 있었는데 아이가 조용히 잘 있어서 저러면 데리고 다녀도 안 힘들겠단 ..
동생네 집에 잠깐 들렀다. 오전에 이것저것 볼 일들 다 보고나니 시간이 애매해서 안 가려했지만.. 집에 김치가 완전히 똑 떨어져버리는 바람에 미룰수가 없었다. 마침 엄마가 동생네에 가져다둔 새김치가 한 통 있다고 엄마도 거기 있다면서 오라길래 겸사겸사 갔다. 아빠는 친구분 만나러 외출중이라 오랜만에 딸 둘이랑 엄마랑 셋이서 수다떨고 놀았다. 어렸을 적에는 아빠가 외국에 많이 나가계셨기 때문에 집에 엄마랑 나랑 동생 이렇게 셋만 있는 때가 많았었다. 나랑 동생 학교 가고 나면 집에서 혼자 있던 엄마는 심심했었는지 과자도 만들고 빵도 만들고 뜨게질도 하고 우리들 옷도 만들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러다보니 엄마 솜씨가 주위에 꽤 유명했었다. 그 중에서도 내 친구들이랑 동생친구들 사이에서는 울 엄마가 내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