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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아빠걱정을 많이 했었나보다. 몇 일전에 서방이 갑자기 아빠랑 둘이서 저녁을 먹겠단다. 예전부터 아빠가 서방한테는 둘이 술 한잔씩 하면서 아빠속마음을 터놓고 했는데 서방이 가게를 시작하면서부터 그럴수 있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사라져서 한동안 그런 시간을 갖지 못했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그런 시간을 가지겠다는 거다. 나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아빠가 무지 반가워할테니깐.
아빠한테 엄마나 나나 동생은 평생에 있어 보호해야할 존재라는 인식이 강하다. 아무리 그러지 말라 그래도 그게 잘 안 되나보다. 그러다보니 아빠는 우리에게 아빠의 힘든 속내를 잘 얘기하지 않는다. 아마 내가 결혼한다고 했을때 아빠는 아빠어깨의 책임을 나누는 느낌이지 않았을까 싶다. 서방은 2남1녀중 막내아들로 항상 애기취급만 받다가 갑자기 딸만 둘인 집에 맏사위로 와서 어른노릇하려니 나름 버거웠을텐데.. 가끔.. 아니 자주 삐끗거리긴해도 비교적 잘 해주고 있다.
아빠가 좋아하는 족발 맛집을 찾아서 둘이 소주 한 잔씩 하며 맛있게 기분좋게 시간 보내고 배가 똥똥해져서 각자 귀가했다.
엄마가 아빠 기분 너무 좋다면서 고맙다고 서방한테 전해달란다. 오랜만에 아빠가 속마음을 털어놔서 홀가분한 것이 마음도 편하다고 하셨단다.
엄마한테 전해듣는 아빠의 모습과 서방한테서 듣는 아빠의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퇴직이후에 특히나 엄마한테 약한 마음 보이기 싫어하는 아빠 속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게되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서방이 아빠한테 당당하게 노시라고 했더니 그게 그렇게 잘 안 된다고 하시더란다. 70살이 넘게 직장생활 했으니 이제는 하고싶은것만 하면서 실컷 노셔도 되겠고만..
우리 가족들 모두 그거 싫어할 사람 없는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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