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화단에 뾰족뾰족하게 새 잎들이 올라오고 있다. 누가 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몇 년전부터 맨잔디였던 작은 화단에 봄이 되면 노란 수선화무리들이 여기저기서 피고지고 한다. 봄이 되면 새순이 올라왔다가 노란 꽃을 피우고 어느 날 지고 어느 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봄이 되면 다시 또 올라온다. 약해보이는데 진짜 생명력 짱이다. 바람이 불고 날이 아무리 추워도 시간은 흐르고 봄은 오는 중인가보다. 베란다에 놓인 수국화분에도 새순들이 막 피면서 다시금 한 해를 준비하고 있다. 후리지아도 조그맣게 초록잎이 올라오는게 보인다. 겨울내내 아무리 따뜻해도 새 잎 하나 안 피우더니 살짝씩 새순들이 보이고 있다. 찬 바람이 불어도 햇빛은 따뜻하다. 봄이 오고 있다. 나도 묵은거 좀 떨쳐내고 봄맞이 준비를 해야겠다.
어제 저녁무렵 큰애가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 중에 귀가한다고 전화가 왔다. 2교시부터 알레르기로 눈이 가려웠는데 약을 먹어도 빨리 가라앉지 않아서 힘들다고 일찍 와서 좀 쉬겠단다. 일찍이라곤 하지만 저녁 8시 30분이 넘은 시간이었다. 9시 40분부터 인강수업이 있으니 한 20~30분 쉬었나 보다. 눈이 탱탱 부어서 수업 들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큰애는 드림렌즈를 착용하기때문에 아침마다 렌즈를 빼준다. 오늘 아침 렌즈를 빼려고 눈꺼풀을 들어올리다가 하마터면 애 속눈썹 다 뽑아버릴뻔 했다. 알레르기때문에 눈이 안 좋은 상태였다보니 눈곱이 꽉 끼었고 그래서 속눈썹끼리 아주 단단히 붙어있었는데 그걸 몰랐던거다. 서방이었으면 살살 적셔가면서 조심조심 뜯었겠지만 엄마는 성질도 급하고 욱~ 하는 게 있어서 그냥 ..

지난 겨울 아파트단지내에 있는 큰 나무들을 대대적으로 가지치기 했었다. 아파트가 오래된 만큼 나무들도 꽤 커서 가지들이 울창했기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막상 가지치기가 끝난후에는 갸우뚱했다. 저렇게 막 쳐버려도 봄에 잎이 난다고? 생명력이란건 진짜 대단한게 봄이 되고 날이 따뜻해지고 비가 오니 잎이 나긴 났다. 난 나무만. 우리단지 입구에 있는 느티나무는 가지치기 충격이 꽤 컸는지 여전히 숨죽이고 있는 중이다. 엄청 울창한 나무라서 지금쯤이면 우리집 베란다에서 내려다볼때 주차장 차들이 어느정도 가려져야 정상인데 그런 기미가 전혀 없다. 우째 이런 일이. 여름오기전에는 다시 울창해지려나. 나무가 버틸수 있는 가지치기의 정도가 있다는데 그걸 넘어버린게 아닐까싶다. 쓰레기를 버리고 들어오는 길에 올려다본 느티..

우리 아파트 화단은 참 썰렁하다. 주위 다른 아파트랑 비교하면 특히나 더 그렇다. 가끔 화단쪽 라인에 화초가꾸기를 좋아하는 분이 있으면 그 라인쪽은 좀 정돈된 분위기고 다들 관심없는 라인은 썰렁하고 특이한 취향인 분이 있으면 그 라인은 어수선하다. 우리동은 전 라인이 다 썰렁한 분위기. 그런데 작년인가 재작년인가부터 그 썰렁한 화단에 수선화가 몇 군데서 피고 있다. 가을, 겨울 내내 아무 훈적도 없는 잡초밭이었는데 요 몇 일 비가 오고 날이 풀리면서 갑자기 싹들이 또 나타났다. 다 죽은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냥 초록색 풀이지만 조금 더 있으면 노란 수선화들이 필꺼고 그럼 너무너무 예쁠꺼다. 그 꽃이 피어있는 동안은 오고가면서 기분이 좋겠지? 꽃은 항상 옳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