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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엄마랑 동생이랑 셋이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예전에 동생이랑 둘이 브런치를 먹으면서 엄마한테 사진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걸 그렇게 부러워했었다. 엄마랑 동생 둘이서 점심으로 파스타랑 화덕피자를 고민하더니 이 식당은 이게 싫고 저 식당은 저게 싫고 어쩌고 하면서 마땅한 메뉴도 식당도 선정을 못 하고 헤맸다. 매번 가는 파스타집은 시큰둥하고 특별한 레스토랑은 세트메뉴에 스테이크가 포함이라며 고민했다. 우리 식구들은 고기를 별로 선호하지 않고 스테이크는 더더 선호하지 않으니까.

집에서 나와서 이동하면서도 결정을 못 하고 헤매길래 내가 그냥 브런치나 먹을까 했다. 그랬더니 두 번 말도 안 하고 냉큼 그러잔다. 예전에 보냈던 브런치 사진이  기억났나 보다. 엄마는 동생이랑 나랑 둘이서만 뭘 하는 걸 그렇게 부러워한다. 매번 끼고 싶어 하고 딸들이랑 뭐 새로운 거 해본걸 모임사람들한테 자랑하고 싶어 한다. 엄마또래분들한테 브런치, 거기다 딸들과 같이, 딸이 사주는 브런치는 자랑거리가 되나 보다. 이럴 때 보면 어린애 같다.

아빠도 같이 갔으면 엄청 좋아했을 텐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전날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너무 피곤하다며 낮잠을 자겠다고 했단다. 엄마한테는 12시에 전화로 깨워달라고 했다나. 그런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안 받는다. 아빠한테서 전화가 온건 우리가 브런치를 다 먹어갈 쯤이었고 난 작은애 하교시간 때문에 귀가해야 할 시간이었다. 아빠와의 브런치는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잠시 공원을 걷다 보니 가을이 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 언제쯤 오나 했던 동생의 수술도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8차 항암이 끝나고 나니 기대반 두려움반의 두근거림이다. 올 겨울이 지나고 나면 이제는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겠지. 시간은 흐르고.. 어쨌거나 다들 열심히 여기까지 왔다. 좋은 결과만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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