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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모기가 아주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한다. 여름 무더위 때는 조용하더니 날이 선선해지니 막판 스퍼트를 하는 건지 난리법석이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꼭 모기 한 두 마리는 윙윙대고 있고 벽에는 누군가한테 맞아서 박제가 된 모기사체가 붙어있곤 한다. 아주머니가 하루에 한 번 청소를 하시니까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누군가가 모기를 잡나 보다. 이 세상에 모기 보고 손 안 휘두르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서방은 모기가 물어도 한 두 번 긁고 약 바르면 땡인데 나는 모기가 잠시 앉았다 간 자리도 전부 흔적이 남는다. 약을 발라도 몇 일은 간다. 행여 한 번 긁기라도 하면 그건 결국 흉으로 남는 경우가 태반이다. 엄마말대로 이건 아빠 빼박이다. 몇 주 전 밤에 거실에서 큰애 기다리며 졸다가 왼손을 모기한테 몇 방 물렸는데 그게 북두칠성 모양으로 상처를 남겼다. 이제야 간신히 아물어가는데 색소가 침착됐는지 아직도 자국이 제법 선명하게 남아있다. 양쪽 발목도 모기가 물었는데 최대한 안 건드리려고 무진장 참는 중이다.
알래스카나 티베트의 모기는 거의 미니드론 수준이라던데 나는 완전 한겨울 아니면 거기는 평생 발도 못 디뎌보겠다. 내 평생에 정글탐험 같은 건 평생 못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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