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뒹굴거린 시간이 너무 길었나보다. 집안에서 노는것보단 주로 야외활동을 즐기던 큰애가 언젠가부터 나가는걸 귀찮아하고 집에서 게임만 하는 모습을 보인다. 친구들이랑 통화하면서 이 게임, 저 게임 옮겨다니는게 요즘 큰애의 주 일과가 된거다. 서방이 자전거 타러 가자고 해도 요리조리 핑계만 한 보따리고 엉덩이가 움직일 생각을 안 한다. 결국은 승질 한 번 내던가 CU에서 컵라면 사준다고 꼬드기던기 해야 간신히 엉덩이 한 번 달싹! 이다. 먹는 양에 비해 움직이는 활동량은 적으니 살도 찌는거 같고 애도 둔해지고 있는 것 같다. 다들 집집마다 코로나때문에 살 쪘다 하니 우리집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서도.. 이제 곧 개학도 다가오고 망가져버린 저 생활습관을 언제쯤, 어떻게 고처나가야 할지 고민이 크다.
장장 3개월여만에 작은애가 학교라는 곳을 갔다. 정상적이라면 지금쯤은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해서 마음이 좀 편안해져야 하겠지만.. 이제 이틀째니 아직도 마음이 조마조마, 불안하다. 아까 집에 와서 점심 먹고 가라고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지만 거절했다. 혹시라도 학교에서 연락이라도 오면 바로 쫒아가야 하는데 엄마집은 왕복 한 시간은 잡아야하니 엄두가 안 났다. 어제는 해가 쨍쨍했지만 오늘은 그래도 구름도 껴있고 바람도 좀 부는데도 반팔에 얇은 잠바 하나 입고서 하교하는 작은애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얼굴의 반도 넘게 덮은 마스크 영향이 큰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내일은 덴탈마스크를 씌워야겠다. 날은 이제 더 더워질텐데 이건 대체 언제나 끝나려나..
큰애가 샤워하고 나오면 손톱, 발톱에 마발라스톱을 발라주는게 내 하루 일과의 마무리다. 오늘도 평소처럼 약을 발라주고 있는데 언뜻 손에 닿은 큰애 엄지발가락 아래쪽에서 낯선 촉감이 느껴졌다. 처음엔 뭐가 묻은줄 알고 수건으로 슥 문질렀는데 어랏? 안 닦인다. 발을 들어 확인해보니.. Oh, my god! 조그만한 티눈이 박혀있는거였다. 매일매일 약을 바르면서도 몰랐다. 티눈은 제거하기도 어려운데. 몇 년전에도 큰애 발바닥에 작은 티눈이 생겨서 그거 약 바르고 잘라내고 하면서 장장 한 달여에 걸쳐서 간신히 제거했더랬다. 일단 내일은 약국에 가서 약부터 사오고.. 마발라스톱은 내가, 티눈은 서방이 책임지고 작업들어가야겠다. 산 넘어 산. 정말 첩첩산중이다..T.T
온라인으로 개학을 한지도 벌써 한달여가 지났다. 큰애는 아침에 출석체크를 하고 컴퓨터로 그날 시간표에 맞춰서 EBS 인터넷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작은애는 ZOOM 으로 화상수업이랑 EBS 수업을 번갈아가면서 듣고있다. 방송에서도 그렇고 육아카페에서도 다들 초등학교 저학년들 수업집중도를 걱정해서 나도 은근 작은애 수업을 걱정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작은애는 지금까지 별 문제없이 잘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수업 중간중간 자꾸 뭘 물어보고 준비물을 찾아대서 좀 귀찮긴 하지만 이 정도면 나름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문제는 큰애. 이제 좀 컸다고 어설프게 머리를 쓰다가 자꾸 나한테 걸리는 중이다. 하나, 인터넷강의를 들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급습해보면 친구들이랑 카톡질한거다. 그래놓고..
큰애 손톱과 발톱에 매일매일 마발라스톱을 발라준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손톱과 발톱이 꽤 많이 자랐다. 이제 슬슬 손질을 좀 해도 될 정도다. 다만 물어뜯은지 좀 돤지라 손톱과 발톱이 아직도 많이 짧다. 좀 길쭉길쭉해야 할텐데.. 한 번 모양이 변한 것을 바로잡기에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한가 보다. 마발라스톱 한 병을 다 쓰고서 새로 주문한 것들은 아직 도착전. 급한대로 로켓배송으로 받은 스톱베이비로 연속해서 사용중이다. 안 좋은 습관은 초기에 잡아야 한다. 호미로 막을꺼 지금 가래로 열심히 막고 있는 중이다. 진짜 후회막급이다.. T.T

언제부턴가 큰애가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스스로 고치도록 노력하라고 했지만 쉽지 않은지 계속 이어지다가 급기야는 발톱까지 물어뜯는거다. 내가 그걸 본게 벌써 한참이니 이미 자력으로는 안 된다는게 입증된거다. 큰애를 잡아다놓고 손톱, 발톱 검사를 해보니 이미 상당시간이 지나선지 엄청나게 짧아져 있는게 눈에 확연히 보였다. 더 이상은 큰애의 거짓말 아닌 거짓말에 속지 않기로 결심. 손톱 무는 버릇 고치는데는 마발라스톱이 효과가 좋다길레 해외직구로 구입했다. 손톱, 발톱뿐 아니라 주변 살까지 물어뜯는 바람에 약을 손톱, 발톱, 그 주변까지 매일같이 듬뿍 바른지 그렇게 20여일이 지났다. 오늘도 변함없이 샤워하고 나온 큰애를 잡고 앉아서 약을 바르는데 앗! 한동안은 꼼짝도 않던 손톱과 발톱이 조금 자란게 보..
작은애 학교에서는 1년동안 지정된 필수도서와 추천도서를 읽고 감상문을 쓰는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처음 멋모르던 큰애 1학년때는 100권에 이르는 책을 다 사기가 부담스러워서 집에 있는 자유도서들로 대충 때우다가 점점 학년이 올라가면서부터는 요령이 생겨서 친구들이랑 교환도 해서 보고 또 도서관 대출서비스를 잘 활용했더랬다. 그렇게해서 큰애는 이제까지 학교에서 발급하는 독서능력 1급부터 3급까지 인정증도 다 받았었다. 그런데 코로나때문에 도서관이 다 문을 닫은 지금은 작은애 책을 대출할 곳이 없다. 내가 주로 다니는 도서관들은 안타깝게도 예약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하나도 없어서다. 아무래도 도서관을 다시 열때까지는 일주일에 최소 두 권씩은 책을 사야 할 것 같다. 하긴.. 책이란건 두고두고 봐야 맛이긴 ..
오늘은 아침부터 엄청 바빴다. 오전 9시부터 큰애 EBS 온라인수업 시범강의가 있었고 11시부터는 작은애 화상수업, 1시에 큰애 학원, 3시에 작은애 학원, 4시부터는 큰애 온라인학원강의까지 줄줄이라 쉴새없이 알람소리에 맞춰서 움직인 하루였다. 일단 오늘의 시작은 큰애. 혹시나 늦을까봐 오전 8시 40분부터 큰애를 책상앞에 앉히고 EBS 온라인수업에 접속한뒤 잠깐 한숨 돌리는데 9시경부터 큰애 핸드폰 반톡방이 난리가 났다. 카톡카톡까톡~ 쉬지도 않고 난리법석이다. 전국의 학생들이 동시에 EBS에 접속하니 접속오류, 버퍼링, 강의중단 등등 난리가 난거였다. 애들이 물어볼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뿐이니 반톡방에 선생님, 선생님~ 참 열심히도 불러댔다. 반애들이 한 번씩만 불러도 동시에 화면에 카톡이 20~30개..
개학날짜가 계속 미뤄지더니 결국엔 온라인개학이다. 선생님도 학생도 학부모도 낯선 온라인개학, 온라인수업인데다가 날짜도 학년별로 다 틀리고 초, 중, 고가 다 다르다보니 더 헷갈리고 어렵다. 애들이 헤매니 엄마인 나라도 정리를 해 줘야 하는데 나도 헤매고 있으니 정말 대책이 없다. 그나마 작은애 학교는 그날그날 공지문이 정확하게 뜨는데 큰애 학교는 그러지도 않아서 매일 신경써서 확인하고 체크해야 한다. 큰애반 단톡방에서 선생님이 공지를 하는 모양이긴 한데 이놈이 그때그때 바로 알려주지 않으면 내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긴 마찬가지. 이맘때쯤이면 새로운 생활에 애들도 나도 어느정도 익숙해져야 하는데 이 난리통은 도무지 적응이 안 된다. 나태해지고 게을러지고 뒤죽박죽이다. 당장 몇 일뒤면 개학이고 오늘부터 작..
작은애 온라인 시범수업을 30분정도 했다. 선생님 모니터가 메인이고 사이트에 접속한 애들이 위쪽에 보이는 형태로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선생님만 진지하고 애들은 다들 어찌나 산만한지 과연 제대로 수업이나 될까 걱정스러웠다. 애들 모니터뒤로 동생이나 형제들이 왔다갔다 하고 모니터를 조절하느라 엄마들이 불쑥 화면을 침범하고 스피커가 끊기고 애들은 보다가 딴짓하고.. ^^; 고군분투하는 선생님한테 미안할 정도였다. 도대체 얼마나 이런 시간들을 보내야 할지 알 수 없다는게 더 답답했다. 애들은 완전히 생활리듬이 망가졌다. 어제는 밤 12시가 다 된 시간까지 큰애가 친구들이랑 몰래 카톡을 하다가 나한테 걸려서 혼이 났다. 근데 그 시간까지 친구들끼리 단톡방에서 떠드는거 보니 집집마다 난리법석인것 같다. 언제쯤 제자..